[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중국이 22~23일 워싱턴에서 있을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은행권에 수출업자를 위한 대출 확대를 지시했다. 중국이 이번 협상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으며 피해 최소화를 위한 선제적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왕셔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가 오는 22~23일 워싱턴에서 데이비드 말파스 재무부 차관과 만나 2개월만에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가운데 나온 조치다. 중국 정부는 수출업계를 위한 대출 확대 지원이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의 방향에 맞춰 지방 정부들의 채권 발행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23일 중국 국무원이 1조3500억위안(약 221조원) 규모의 지방 채권 발행 계획을 승인한 이후 지방 정부 채권 발행에 봇물이 터지고 있다. 7월 24일부터 8월 17일까지 중국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액은 총 6천963억위안에 달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중국 지방정부가 발행한 1조4109억위안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무역협상이 큰 성과를 내기 어렵고 더 깊은 갈등관계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무역 전문 변호사인 클레어 리드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확실한 승리 선언을 할 수 있을 때만 무역전쟁을 멈추겠지만, 미국에 대한 항복 선언은 시 주석으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양국의 갈등이 더 깊어질 경우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청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은 실질적인 냉전 상태에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지금은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무역전쟁이 실제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되며, 특히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의도가 무역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게 아니라 중국을 봉쇄하려는 전략인 만큼 미국에 더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강경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주에 끝난 중국 전ㆍ현직 지도부들의 비밀 회동인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중국 관료들은 미국에 강경 대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키웠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전직 고위 관료는 "중국은 결코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며, 자신 있고 굳건한 모습을 지켜야 할 것"이라며 "무역전쟁의 초기 단계에서 너무 많은 양보를 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더욱 도발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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