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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주52시간, '피로사회'서 '워라밸 사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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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SK네트웍스 명동 사옥 1, 2층은 북카페로 꾸며져 있다. 2층에 있는 기자실에 들어가려면 1층 계단에서부터 이어진 책장을 지나가야 한다. 자연스럽게 제목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가장 자극적인 제목으로 눈길을 끈 책 중 하나가 '피로사회'다.

시집처럼 얇은 책이지만 읽지는 않았다. 어차피 나의 짧은 지식으로는 현대인들이 무척 피곤하게 살고 있다는 정도로 밖에 이해하지 못할듯 해서였다. 하지만 주 52시간 제도가 시행되는 현 상황과 맞물려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지기는 했다.
네이버의 출판사 서평에 따르면 재독 철학자 한병철 교수가 쓴 이 책은 2010년 출간 당시 독일에서 엄청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서평에서 인상적인 부분만 추리면 다음과 같다. 성과가 중시되는 오늘날 성과사회에서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덕목은 '할 수 있다'는 긍정의 정신이다. 그런데 이 긍정성의 과잉 때문에 현대인들은 스스로를 억압하게 되고 자칫 스스로 정한 요구를 충족하지 못해 좌절감과 우울증에 빠진다.

일견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만고의 진리처럼 여겨졌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되레 스스로를 옥죄는 덫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 부분에서 새로운 깨달음도 얻은듯한 느낌이다. 결론은 '너 자신을 알라'고 한 소크라테스의 말도 떠오른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제대로 파악한다면 긍정성의 과잉도 피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한병철 교수는 사색, 무위와 심심함, 휴식의 가치를 강조했다.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을 가지라는듯 하다.
한국은 특히 경쟁이 치열해 일 하는 시간은 많은 반면 잠 자는 시간은 적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주 52시간 제도가 정착되면 직장인들이 개인에게 투자할 시간도 늘 것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전부터 패밀리 데이 등으로 정시 퇴근을 독려하는 제도는 있었는데 이제는 매일이 패밀리 데이인 셈이니 뭔가 계획을 세워 제대로 활용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행 초기 혼란은 있지만 '워라밸'이 강조되는 최근의 사회 흐름과 맞물려 주 52시간 제도의 방향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도대체 예전 선배들은 어떻게 토요일에 회사에 나와 일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된 지 불과 14년 밖에 되지 않았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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