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최초 본사 임원 올라
화재 위기 덮쳐 사면초가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6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최근 발생한 'BMW차량 화재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고객 분들과 국민 여러분, 정부 당국에 불안과 심려를 끼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잇따른 차량 화재 사고에 국민여론이 들끓자 김효준 BMW 코리아 회장은 지난 6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김회장에게는 '고졸 신화' '수입차 최장수 토종 CEO' 등 각종 수식어가 붙어있다. 1957년생으로 덕수상고를 졸업한 김 회장은 1974년 증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외국계 회사인 하트포드화재보험와 미국 제약회사 한국 신텍스를 거쳐 1995년 재무담당 상무로 BMW 코리아에 합류했다.
외환위기는 그의 인생에 중요한 분수령이 됐다. 당시 다른 회사들이 한국시장을 축소할 때 김 회장은 본사에 "BMW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계획이 아니라면 오히려 지금이 투자를 늘려야 할 때"라고 설득했다. BMW는 고민 끝에 2000만달러의 자금을 지원했다. 1998년 연간 320대까지 줄어들었던 BMW의 한국 내 자동차 판매는 이 투자를 발판으로 2001년 2700여대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1999년에는 BMW 본사에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글 내비게이션 개발을 요청했다.
순항하던 김효준 호는 최근 3년간 잇단 암초에 부딪히며 위기를 맞고 있다. 2016년에는 벤츠에 국내 수입차 시장 1위 자리를 내줬으며 지난해에는 8만여 대 차량의 배출가스 시험성적서 위ㆍ변조와 인증을 받지 않은 부품 사용으로 60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이는 단일업체 환경 과징금으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올해는 화재로 사면초가에 처했다.
김 회장은 이번 화재 사태에 있어서 무엇보다 책임감과 고객 우선을 강조했다. 독일 본사에서는 문제가 되는 차량만 리콜하는 부분 리콜을 제안했지만 김 회장은 "0.01% 가능성이 있는 모델까지 포함시켜야 한다"며 전량 리콜을 주장해 이를 관철시켰다.
또한 BMW 코리아는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리콜 전담 고객센터와 서비스센터를 24시간 가동하고 긴급 안전 진단 기간 동안 고객에게 렌터카를 제공키로 했다. 이와 함께 긴급 안전 진단을 받은 차량이 리콜 전까지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모듈 원인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동급의 신차로 교환해주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조치는 그동안 수입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조치라고 입을 모은다.
김 회장은 당초 지난해 2월 정년을 맞았지만 독일 본사에서 3년 임기 연장을 요청하자 고심끝에 이를 받아들여 오는 2020년까지 BMW 코리아를 이끌게 됐다. 그가 남은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명예롭게 퇴진하기 위해서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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