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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게임체인저⑤] 윤웅섭 대표 " 2022년 매출 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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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하복 제왕리더십 버린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지주사 전환 후 직원결집 고민

[제약·바이오 게임체인저⑤] 윤웅섭 대표 " 2022년 매출 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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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실행이 곧 전략이다."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의 경영 철학은 '실행'이다. 지향점과 목표가 선명하면 실행력이 강해진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지론이다. 그 과정에서 '과감함'은 있지만 '과장'은 없다. 아무리 그럴싸해 보여도 뜬구름 잡는 전략은 절대 사절. 목표를 일일이 점검하면서 실행력을 끌어올리는 특유의 추진력. 비교적 조용히 성장해온 과거의 일동제약이 아니다. 일동제약이 역동적으로 바뀌었다.
◆'다이내믹 일동'…과감한 혁신과 실행력 강화= 윤 대표가 2014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후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은 조직 제도와 내부 프로세스를 재정비하는 것이었다. CM(Category Manager)제도와 손익책임제를 바탕으로 보수적인 제약업계에서 뿌리 깊었던 상명하복의 문화를 없애는 데 주력했다. 그마저도 "나를 따르라"는 제왕적 리더십과는 거리가 멀다. 자신의 생각과 실무자의 판단이 엇갈릴 경우 실무자의 의견을 수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엇갈린다'는 자체가 신선한 변화다. '감히' 대표 말에 이견을? 윤 대표는 그런 조직을 원했고 그렇게 만들어가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언젠가 일반의약품의 광고 모델을 선정할 때 윤 대표와 담당부서의 생각이 엇갈렸다"며 "윤 대표가 자신의 뜻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담당 부서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는 제왕적 리더십과 거리가 먼 성품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이 2016년 8월 지주사로 전환하기까지는 가시밭길이었다. 취약한 지분구조 때문에 여러 차례 경영권 위기를 겪어야 했다. 2014년 2대 주주로 올라선 녹십자가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 지주사 전환이 무산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두 회사 간 갈등이 심화됐고, 직원들은 크게 동요했다. 분위기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2016년 가까스로 지주사 전환에 성공하자 윤 대표는 조직을 추스르고 결집할 수 있는 묘책에 고심했고, 마침내 일동제약의 새 비전을 전면에 내세웠다. 2022년 매출 1조원ㆍ영업이익 1000억원의 토털 헬스케어기업으로서 혁신적인 연구개발(R&D) 성과를 일구겠다는 게 골자다.

새 목표가 생기자 조직은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여기서 윤 대표가 내세운 외형적인 '숫자'는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모다. 윤 대표는 "회사가 지행하는 목표를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감 있게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임직원들이 실천해야 할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며 "모든 임직원의 새로운 행동 지침이자 목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6년 윤 대표의 단독 대표 체제를 기점으로 일동제약의 'PDCA(계획-실천-확인-조치)'는 더욱 정밀해졌다. 직원들도 변했다. 모든 업무의 계획과 실행 상황을 점검하다 보니 책임질 수 있는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게 됐다. 전략 계획과 시장 예측은 한층 더 세밀해졌다. 체계적인 PDCA는 질적인 성장과 고객 만족으로 이어졌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창업주의 인화와 인간존중의 철학을 바탕으로 비교적 조용한 성장을 추구해온 이미지가 있었다"면서 "최근 일련의 혁신 활동으로 과거보다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것을 회사 안팎에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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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드라이브…프로바이오틱스 강점= 윤 대표는 평소 임직원들에게 실행을 주문하면서 본인 역시 바삐 움직인다. 경기도 안성, 충주 공장과 지점을 수시로 찾고 전사교육과 봉사활동에도 웬만해서는 빠지지 않는다. 임직원으로 구성된 아프리카 의료봉사활동에는 2년째 가족들과 함께 참여해 일손을 돕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을 도입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기도 한다. 201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아레나제약의 비만치료제 '벨빅'의 판매 계약을 따낼 때다. 보통은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을 도입하기 위한 미팅 자리에 사업부서장이 참석한다. 그러나 윤 대표는 직접 미국으로 날아가 사업부서를 적극 지원해 독점 공급계약을 맺었다. 벨빅은 현재 비만치료제시장 1위다.

일동제약은 히트 상품을 여럿 배출했다. 주력 제품인 아로나민은 실적이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74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자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일반의약품 매출 1위 타이틀도 2년째 지키고 있다. 향후 2~3년 안에는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월엔 신약 개발의 성과도 나왔다. 만성B형 간염치료 신약인 '베시보' 개발에 성공해 대한민국 28호 신약이자 일동제약 1호 신약으로 이름을 당당히 올렸다.

윤 대표는 R&D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의 가시적인 성과를 앞당기기 위해서다. 일동제약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2016년(8~12월) 10.5%, 2017년 10.5%에서 올해 1분기 기준 14.1%까지 상승했다. 이는 국내 제약사의 평균 R&D 투자 비중인 7%대를 크게 웃돈다. 그 결과 표적항암제 'IDX-1197', 황반변성치료제 바이오베터 'IDB0062' 등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유산균과 프로바이오틱스는 일동제약의 강점이자 윤 대표가 각별히 챙기는 분야다. 일동제약과 유산균과의 각별한 인연은 실은 일동제약 창업주이자 윤 대표의 할아버지인 윤용구 회장으로 거슬러간다. 윤 회장은 어린시절 장 질환으로 어머니를 여읜 이후 유산균 개발을 염원으로 삼고 있었다. 1940년대 말부터 유산균과 발효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1959년 국내 첫 유산균제 '비오비타'를 개발했다. 그같은 저력에 힘입어 일동제약은 유산균과 프로바이오틱스 R&D부터 생산ㆍ유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를 응용한 혁신 제품 상용화에도 나섰다. 인체 내 미생물과 질병의 상호관계를 다각적으로 해석하는 정밀 의학 연구분야다. 윤 대표는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기술과 노하우는 일동제약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프로바이오틱스, 마이크로바이옴의 혁신제품을 상용화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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