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단독]"또 애견카페에서" 투견에 물려 죽은 반려견…업주는 '나몰라라'(영상)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광주 애견 카페서 업주 애견이 손님 애견 물어 죽여
오래 살라고 지어준 이름인데…허망하게 떠난 '용식이'
같은 개에게 피슷한 피해 입었다는 견주들도 등장현행법상 업주 제재 방법은 없어

윤씨가 기르던 애완견 '용식이'

윤씨가 기르던 애완견 '용식이'

AD
원본보기 아이콘

단독[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유병돈 기자]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아요. 집에 들어갈 때마다 꼬리치며 반겨주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광주광역시에 사는 윤아라(가명)씨는 얼마 전 사랑하는 애완견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 윤씨는 지난 15일 오후 3시께 두 여동생과 함께 광주시에 있는 한 애견 동반 카페에 포메라니안 ‘용식이’를 데리고 방문했다가 불의의 사고를 겪었다. 애견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찾은 카페였지만 카페 문이 열리자마자 꿈에도 상상 못한 일이 벌어졌다. 갑자기 카페에서 기르던 ‘불테리어’ 한 마리가 뛰쳐나와 윤씨 강아지의 목덜미를 물었던 것. 당시 불테리어는 목줄도 하지 않은 채 구멍이 뚫려 무용지물인 입마개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윤씨는 전했다.
2kg가량의 소형견인 윤씨 강아지는 그 자리에서 큰 소리 한 번 내지 못한 채 맥없이 고꾸라졌다. 불테리어는 투견을 만들고자 불독과 테리어를 교배한 견종으로 근육질에 탄탄한 몸매를 가진 중형견으로 알려졌다.

강아지가 숨을 거둔 것은 순식간이었다. 주변에서 불테리어를 떼어내려고 애썼지만 불테리어는 입을 꽉 다문 채 강아지의 목을 놓지 않았다. 결국 몇 분이 지나고서야 윤씨 강아지는 불테리어에게서 벗어났다. 그러나 이미 강아지의 눈에는 초점이 없었다. 피투성이가 된 강아지는 병원으로 가는 동안 윤씨의 품에서 숨을 거뒀다. 병원에선 강아지의 척추 신경이 끊어지고 아래턱이 골절된 상태로 과다출혈 때문에 숨졌다는 소견을 내놨다.

윤씨가 아시아경제에 제공한 영상에는 윤씨 강아지가 축 늘어진 상태로 목 부분에 피를 흘리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에선 윤씨와 윤씨 가족들이 “어떡해”라는 말을 연발하고 강아지의 이름을 부르며 어찌할 줄 몰라 하는 모습도 나왔다. 해당 영상은 카페 내에 있던 다른 손님이 촬영해 윤씨에게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윤씨의 집에 처음 들어온 용식이는 윤씨와 윤씨 가족들에게 무엇보다 큰 선물이었다. 용식이가 집에 들어온 이후 평소 대화가 별로 없어 조용하던 집 분위기는 언제 그랬냐는 듯 화기애애하게 변했다. 가족들 모두가 용식이를 “막내 왕자님”이라고 부르며 보물처럼 아꼈다.
‘용식이’라는 특이한 이름은 윤씨가 직접 지어줬다. 아이러니하게도 “강아지 이름은 사람과 비슷하게 지어줘야 오래 산다”는 주변의 말을 들어서다. 윤씨는 “다른 강아지처럼 평범한 이름을 지어줬다면 용식이가 더 오래 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주변에선 강아지에게 왜 그렇게 정성을 쏟냐는 핀잔을 하기 일쑤였지만 윤씨 가족들은 어디를 가든 용식이와 함께 다녔다. 윤씨와 가족들에게 용식이는 반려동물을 넘어선 가족이었다. 윤씨 아버지는 고구마를 좋아하는 용식이를 위해 직접 밭에다 고구마까지 심었다. 그러나 채 수확도 하기 전 맛있게 먹어 줄 용식이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불테리어 견주는 이와 관련, 윤씨에게 사과를 했으나 해외로 출국한다고 말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는 게 윤씨의 설명이다.

해당 카페에서 기르는 불테리어가 다른 개를 문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또 다른 견주들의 증언도 속속 나오고 있다. 만약 이들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카페 견주는 여러 번 비슷한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민사소송 외에는 불테리어를 방치한 견주를 제재할 방법이 거의 없다. 애견은 법적으로 ‘물건’에 해당하기 때문에 고의로 다른 사람의 개를 다치게 하거나 죽게 하면 형법에 따라 재물손괴죄가 성립된다. 하지만 손괴죄가 성립되려면 고의성이 입증돼야 한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 1월 체고 40cm 이상 개에 대한 관리대상견 지정 및 입마개 의무화를 비롯해 ▲맹견범위 확대 ▲반려견 목줄 2m 이내 유지 ▲맹견 안전관리 위반자 처벌 강화 ▲안전관리 의무 위반자 신고포상금(과태료 부과액의 최대 20%) 제도 도입 등을 담은 반려견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으나 동물 단체 등의 반발에 부딪혀 이를 우선 철회한 상태다. 입마개 등 안전관리에 대한 의무가 아직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윤씨는 17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피해보상 등을 바라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해당 견주의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불테리어를 철저히 훈련시키는 등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려는 것”이라며 “순식간에 가족을 잃게 돼 너무나 허망하고 슬프지만 이 일을 계기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사건과 관련해 카페 측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