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관세 25%를 면제받는 대신 지난 2015~2017년 평균 수출 물량의 70%에 해당하는 쿼터를 설정했는데, 포스코가 개별적으로 받은 열연·냉연 쿼터를 26일 자진 반납하면서다. 포스코는 이들 제품의 관세율이 60%대에 달해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내부 분석에 따라 올해 대미 수출을 포기하기로 하고 이를 최근 한국철강협회에 통보했다. 내수시장이나 미국이 아닌 기타 지역에서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수출을 과감히 포기한 배경 중 하나다. 대신 포스코의 열연 쿼터 물량 약 37만t은 현대제철이 넘겨 받기로 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포스코가 열연 수출 쿼터를 자진 반납함으로써 우리 회사가 열연을 추가적으로 수출할 여력이 생긴 것은 맞다"면서 "가격 측면은 변수가 워낙 많아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조사 업체 CRU에 따르면 6월 3주차 미국 중서부 기준 열연 가격은 t당 1002달러로 지난해 연말 694달러 대비 t당 308달러 상승했다.
포스코의 미국향 냉연 쿼터는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이 반사이익을 볼 공산이 커 보인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가 올해 대미 냉연 수출 쿼터를 반납하면서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의 냉연 수출 쿼터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대미 철강 수출 쿼터를 업체별로 배분한 철강협회는 제품별 분과위원회를 통해 쿼터 물량을 소화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자진 반납할 경우 내년도 쿼터 설정 시 보존률을 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A 철강사가 B 제품의 쿼터를 100t 받았는데 올해 70t 밖에 수출하지 못할 경우 내년 쿼터는 70t 내외로 감소한다. 대신 A 철강사가 특정 기한 내 자진 반납하면 100%를 보존해주고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쿼터 보존률을 깎는 방식인 셈이다.
포스코의 경우 열연과 냉연, 그리고 일부 선재 품목의 쿼터를 자진 반납하면서 최소한 올해와 동일한 쿼터를 내년에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문제는 미국이 내년에도 한국에 쿼터를 설정할지 아니면 쿼터를 설정해도 물량을 확 줄일지 늘릴지 아무 것도 정해진 바가 없다는 불확실성"이라며 "국가 전체에 대한 쿼터 물량이 줄면 철강업계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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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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