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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관세 폭탄, 韓 철강업 '강타'…포스코 일부 제품 수출 중단(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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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국내 1위 철강 회사 포스코가 올해 미국에 열연과 냉연 제품을 더 이상 수출하지 않기로 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확장법 232조 후폭풍이 철강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관세 25%를 면제받는 대신 지난 2015~2017년 평균 수출 물량의 70%에 해당하는 쿼터를 설정했는데, 포스코가 개별적으로 받은 열연·냉연 쿼터를 26일 자진 반납하면서다. 포스코는 이들 제품의 관세율이 60%대에 달해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내부 분석에 따라 올해 대미 수출을 포기하기로 하고 이를 최근 한국철강협회에 통보했다. 내수시장이나 미국이 아닌 기타 지역에서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수출을 과감히 포기한 배경 중 하나다. 대신 포스코의 열연 쿼터 물량 약 37만t은 현대제철이 넘겨 받기로 했다.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열연의 경우 과거 3년 동안 평균 수출량이 78만t으로, 올해 우리나라가 부여받은 쿼터는 54만t이다. 이중 포스코가 37만t, 현대제철이 17만t가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재 미국 열연 가격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필두로 한 무역 규제 강화 영향으로 타 지역 열연 가격 평균보다 약 55% 높은 상황"이라며 "현대제철의 열연은 13.38%의 관세를 적용받기 때문에 관세를 100% 현대제철이 부담한다고 가정해도 타 지역에 수출하거나 내수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약 36%의 초과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37만t의 열연을 추가로 수출한다면 약 1000~1500억원의 추가 이익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포스코가 열연 수출 쿼터를 자진 반납함으로써 우리 회사가 열연을 추가적으로 수출할 여력이 생긴 것은 맞다"면서 "가격 측면은 변수가 워낙 많아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조사 업체 CRU에 따르면 6월 3주차 미국 중서부 기준 열연 가격은 t당 1002달러로 지난해 연말 694달러 대비 t당 308달러 상승했다.

포스코의 미국향 냉연 쿼터는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이 반사이익을 볼 공산이 커 보인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가 올해 대미 냉연 수출 쿼터를 반납하면서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의 냉연 수출 쿼터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포스코처럼 제품별로 고관세를 맞고 있는 품목의 경우 쿼터를 자진 철회하는 사례가 더 나올 수도 있다. 다만 내수와 타 지역으로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포스코와 달리 업계에서는 미국의 철강 제품 가격이 고공비행 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쿼터를 조금이라도 더 받아 수출 물량을 늘리는 게 수익성에 보탬이 된다는 입장이다. 한 중견 철강사 관계자는 "관세가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나 미국의 철강 가격 자체가 너무 올라 팔아도 이익이 남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정부가 관세 25% 대신 쿼터를 받아오면서 수출 물량에 제한이 뒤따르는 게 현재로선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대미 철강 수출 쿼터를 업체별로 배분한 철강협회는 제품별 분과위원회를 통해 쿼터 물량을 소화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자진 반납할 경우 내년도 쿼터 설정 시 보존률을 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A 철강사가 B 제품의 쿼터를 100t 받았는데 올해 70t 밖에 수출하지 못할 경우 내년 쿼터는 70t 내외로 감소한다. 대신 A 철강사가 특정 기한 내 자진 반납하면 100%를 보존해주고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쿼터 보존률을 깎는 방식인 셈이다.

포스코의 경우 열연과 냉연, 그리고 일부 선재 품목의 쿼터를 자진 반납하면서 최소한 올해와 동일한 쿼터를 내년에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문제는 미국이 내년에도 한국에 쿼터를 설정할지 아니면 쿼터를 설정해도 물량을 확 줄일지 늘릴지 아무 것도 정해진 바가 없다는 불확실성"이라며 "국가 전체에 대한 쿼터 물량이 줄면 철강업계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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