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은 없다"…지역민 반발에도 단호한 문태곤 강원랜드 대표

문태곤 강원랜드 대표[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채용 비리 등으로 국민의 분노가 상당하다.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다."

문태곤 강원랜드 대표가 지역민들의 강한 반발에도 물러서지 않고 조직 혁신에 온 힘을 쏟겠다고 공언했다. 문 대표는 지난 14일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역에 특별한 연고도 없고, 누구한테 빚진 일도 없다. 부탁을 들어주거나 외압에 흔들릴 일도 전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역민들은 채용비리에 연루돼 퇴출된 직원 가운데 지역 출신이 상당수이고, 폐광지역 경제 발전을 목표로 세운 강원랜드의 설립 취지를 고려해 선별적인 구제가 필요하다며 시위와 집회 등으로 반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문 대표는 "부정 합격으로 퇴출된 직원들이 소송 등 법적 절차를 밟는다고 해도 이들을 다시 받아들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지역민들의 불만도 크지만 규정에 어긋나는 일이라면 '떼를 쓴다고 해도 들어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퇴출된 직원 수만큼 현재 새 직원들을 채용하고 있다. 조직에 새로운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원랜드는 전 사장과 임직원, 국회의원 등의 청탁으로 2013년 부정 합격한 사실이 확인된 225명을 올해 상반기 전원 퇴출했다. 강원랜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채용비리로 탈락한 피해자들을 구제하고자 퇴출당한 인원과 같은 225명에 대한 채용 절차를 현재 밟고 있다.

문 대표는 감사원 기획관리실장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강원랜드에 부임했다. 채용비리를 엄단하라는 청와대의 지시와 국민적 공분으로 취임 6개월 동안 문 대표의 업무 최우선 과제도 조직 정상화에 맞춰져 있다. 문 대표는 "채용비리는 잘못된 생각을 지닌 경영진과 일부 직원들이 저지른 비리"라며 "나머지 임직원들은 대부분 순수하고 열정이 넘치더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사안일하고 소극적인 부분도 있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화해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드려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강원랜드의 수익 구조를 재편하는데도 관심이 크다. 현재 전체 매출의 95%가 카지노에 의존하고 있어 다른 수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 5일 개장할 예정인 하이원리조트 워터월드도 그 중 하나다. 이 곳은 대형 야외 파도풀을 포함한 실내외 9종의 풀과 7종의 슬라이드 등 모두 16개의 놀이시설과 18개의 스파시설이 있다. 동시 수용 인원은 6640명, 1인당 시설 면적은 7.6㎡(2.3평)다. 1인당 시설 면적은 국내 워터파크 가운데 가장 넓다. 하이원리조트는 워터월드의 올해 매출 목표를 115억원, 내년 180억원으로 잡았다.

문 대표는 "강원랜드 하면 도박만 떠올리는데 전체 부지 350만평 중 카지노는 4~5000평에 불과하고 빼어난 자연환경과 휴식 시설이 주를 이룬다. 재방문 고객이 늘도록 9월까지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