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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잡스가 나올 수 없다? 오기 생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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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히어로즈⑫] 박청호 센트비 CTO
대학생 때 이미 외주 프로그램 제작 '베테랑'
절차 간단·수수료 90% 저렴한 해외 송금 서비스에 외국인 노동자들 호응↑
박청호 센트비 최고기술책임자(CTO)

박청호 센트비 최고기술책임자(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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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박청호 센트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개발자의 길로 이끈 것은 '오기'다. 박 CTO는 "고등학교 선생님이 '한국과 같은 환경에선 스티브잡스가 나올 수 없다'고 강조하는 것에 반발심이 생겼다"며 "그때부터 오기가 생겨 지금까지 개발자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컴퓨터과학과에 진학해 2학년 때 이미 학교 간호대학에서 학생 실습 및 연구용으로 사용할 환자관리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투약 및 진찰 시간 등을 관리해주는 이 프로그램은 아직까지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22살이 되던 2015년 정상용 대표와 함께 해외송금 핀테크업체 센트비를 창업했다.
처음에는 가상통화(암호화폐) 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국내 가상통화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박 CTO는 국내의 외국인들로 관심을 돌렸다. 그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국내에서 일을 하고 본국으로 돈을 보내고 있었지만 공인인증서 발급 등의 절차가 복잡해 제대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풀링' 방식을 통해 저렴하고 간편하게 해외로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풀링이란 해당 국가에 송금하려는 돈을 한 데 모아 송금하는 방식이다. 개별적으로 송금할 경우 개인마다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는 일종의 '공동구매'인 셈이다. 박 CTO는 "이 같은 방식으로 시중은행 대비 최대 90%까지 낮출 수 있었다"라며 "송금 절차도 간소화해 가입에서 송금까지 1분도 안 걸린다"라고 설명했다.

저렴하고 간편한 서비스에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이 호응했다. 지난 2016년 서비스 개시이래 매달 35~40%씩 이용자 숫자가 늘었다. 현재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등 7개 국가의 1600여곳 은행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국 등을 포함 20개국으로 늘릴 계획이다.
다양한 국가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겪었다. 국가마다 송금 시 요구하는 정보와 언어가 다르기 때문이다. 박 CTO는 "어떤 은행은 계좌번호가 없는 경우도 있고, 송금 정보란에 전화번호를 요구하거나 이메일을 요구하기도 하는 등 가지각색의 기준이 있다"라며 "안정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불러들여 간편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가마다 새롭게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목표는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통화 송금이다. 가상통화 관련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단연 다음 송금업계의 중심이 가상통화로 옮겨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미 블록체인 기반의 송금 시스템을 구축한 경험도 있어 기술적으로 준비가 완료된 상태"라며 "그동안 차근히 닦아온 개발력을 바탕으로 '기술부채' 없는 안정적인 송금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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