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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민주당 뽑고 싶지만 野공약엔 혹해요" 재건축에 요동치는 송파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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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격전지를 가다 ① 송파을
민주당 선호 높지만 재건축 연한 임박 등 현실에 고민
한국당·바른미래당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재개발" 내세우며 표심 공략
"야당에 혹할 공약 많다" vs "현실화 안되면 표만 버려" 팽팽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 전경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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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윤신원 기자, 임춘한 수습기자] "여당을 뽑고 싶은데 재건축 연한이 다 돼가는 아파트에 살아서 야당 측 공약에 공감이 가는 게 사실이에요. 눈 딱 감고 2번 찍을까 고민도 돼요. 아무래도 이 지역은 부동산 공약에 예민할 수밖에 없어요"

29일 잠실새내역 인근에서 만난 주민 신모(50대ㆍ여)씨는 "6ㆍ13 지방선거보다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더 고민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 얘기를 들어보면 현 정부와 여당을 지지해도 부동산 문제 때문에 선뜻 손을 들어주기 어렵다는 얘기가 많다"며 "재산권을 사수하려면 자유한국당을 뽑아야 한다는 단호한 사람도 있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음 달 13일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송파을 재보선에서 민심을 가르는 가장 큰 쟁점은 '재건축'이었다. 이 지역 아파트는 낡고 녹슬었지만 정부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이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까지 겹쳐 매매 거래 움직임은 더욱 둔화된 상황이다. 주민들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 정책을 꼬집으며 투표를 망설였다.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사람들도 당장 눈앞에 놓인 현실에 고민했다.

특히 대규모 재건축을 앞두고 규제에 막혀 사업이 보류된 잠실7동 주민들의 태도는 단호했다. 아시아선수촌에 거주하는 이모(60대ㆍ남)씨는 "우리 아파트 주민 중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옆 동네인 잠실1~4동은 재건축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우리는) 규제 때문에 막혀 답답하다"며 "아파트 재건축(활성화)에 목소리를 내는 후보를 뽑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있다. [사진=최재성 캠프]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있다. [사진=최재성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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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가 시민들에게 아침인사를 하고 있다.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가 시민들에게 아침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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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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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를 대변하듯 이날 사전 선거운동에 나선 후보들의 표정은 여론조사 결과와 상반됐다. 최재성 민주당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에서 큰 격차로 앞서고 있지만 얼굴에 긴장을 숨기지 못했다. 반면 배현진 한국당 후보와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는 친근함을 무기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야권 후보들은 재건축ㆍ재개발 이슈에도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배 후보는 가장 먼저 추진할 공약으로 세금 문제 해소와 재건축을 내걸었다. 그는 "여기 와 보니 재건축돼 깨끗한 집에 살지만 소득은 일정하게 없는 분들도 많더라. 그런데 세금이 한 번에 확 뛰면 정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 땅값이 비싸지고 집값이 올랐으니 많이 내라고 프레임을 만드는 것 자체가 이분들을 고달프고 외롭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 역시 "빌라 단지인 삼전동, 석촌동, 잠실본동에 대규모 재개발을 추진해 이 지역을 아파트 단지로 바꾸는 것이 첫 번째 공약"이라며 "보유세도 1가구 1주택에 대해선 면제를 해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와 달리 최 후보는 "이제 과열, 거품으로 아파트 가격을 형성하는 시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해서도 "정책이 아니라 법에 나와 있는 것을 없애겠다고 하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초과 이익을 환수하고도 송파의 주거 경쟁력을 높여 주민들이 재산상 손해를 안 보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다른 후보들도) 송파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지, 세금을 내고도 손해를 보지 않게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지금 (야당의) 공약은 포퓰리즘에 불과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실제로 현장에선 공약만 믿고 야권 후보를 뽑는 것이 불안하다는 시각도 있었다. 신모씨는 "(야권 후보들의 공약이) 뜬구름 잡는 얘기면 어쩌나 걱정도 된다"며 "나처럼 생각해서 고민하던 사람들이 다 야당 뽑았는데 사업이 잘 안 되면, 그럼 표 준 게 아깝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한국당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묵직한 후보를 출마시켰으면 눈 딱 감고 찍었을 텐데"라며 아쉬움도 드러냈다.

후보에 대한 평가는 송파을 내에서도 지역마다 엇갈렸다. 빌라가 많고 비교적 개발이 덜 된 가락1동 주민들은 "그나마 우리를 생각해주는 건 최 후보"라는 분위기가 강했다. 가락시장 근처에서 만난 윤모(38ㆍ여)씨는 "개발이 잠실에만 집중되다 보니 같은 지역임에도 여긴 상대적으로 낙후했다"며 "그나마 우리 동네를 거론하고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은 후보에게 마음이 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모(40대ㆍ남)씨도 "이 동네와 잠실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후보만 있으면 유세라도 같이 해주고 싶은 마음"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임춘한 수습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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