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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ㆍ홍대 클럽 방불케하는 시골 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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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지난 18일 금요일 밤 11시께 강원 강릉시의 한 주점. 20대 초ㆍ중반으로 보이는 30여명의 남녀가 흥겨운 음악과 화려한 조명에 몸을 맡긴 채 춤추고 있었다. 서울 강남ㆍ홍대 클럽을 방불케 한 이곳은 건물 위층 게스트하우스에서 운영하는 클럽이다.

입장료만 내면 2시간 동안 술이 무제한 제공된다. 젊은이들은 시끄러운 음악에 자연스레 귓속말하며 가까워졌고, 휴대전화 번호를 교환하기도 했다. 이들은 앞서 오후 7시 30분부터 2시간가량 바비큐 파티를 하며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노래 부르기, 이벤트 등을 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었다.
동성 친구와 함께 이곳에 온 정모(26ㆍ여)씨는 “게스트하우스에 처음 왔는데 재밌다”며 “다른 곳을 여행할 때도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남성은 “속초 여행 때도 게스트하우스에서 잤는데 고기파티, 펍파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좋다”고 전했다. 게스트하우스 클럽은 투숙객이 아니어도 입장료만 내면 들어갈 수 있다. 클럽만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 젊은이들이 있을 정도로 강릉 유흥주점의 성지다.

제주도, 강원 동해안, 부산 등 주요 여행지에서 게스트하우스 클럽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여행하면 ‘힐링’ ‘투어’만 떠올리기 쉽지만 한적한 시골 게스트하우스에서 즐기는 ‘클러빙’과 ‘새로운 만남’이 각광받고 있다.

경치 좋은 시골 게스트하우스가 주말이면 화려한 클럽으로 변신하면서 젊은이들은 게스트하우스를 여행지 선정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스트하우스를 검색하면 30만여건의 게시물이 나오고, 연관검색어 1순위로 파티ㆍ클럽이 뜬다.
전국 관광지, 휴가지에서 수만 개의 게스트하우스가 영업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숙박업소로 등록하면 숙박업법을 적용받고, 호스텔로 등록하면 관광업법을 적용받아 정확한 집계는 없다. 강릉시의 경우 지난 2월 기준 등록된 게스트하우스는 2곳뿐이지만 실제 영업하는 게스트하우스는 70여개에 이른다. 제주도엔 지난해 말 기준 영업 중인 게스트하우스 등 민박업소가 3497개에 달한다.

다만, 지난 2월 발생한 제주 20대 여성 살인처럼 사건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여행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운영자와 직원에 의한 성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2016년 7월말께 동해시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운영자가 20대 여성 손님을 성폭행하는 일이 일어났다. 같은 해 8월 또 다른 게스트하우스에선 관리직원이 여성 손님을 성추행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제주 살인사건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는 클럽형으로 운영 중이던 일반음식점을 유흥주점으로 바꾸도록 하는 등 정비 노력을 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지난 2월28일부터 게스트하우스 클럽을 유흥주점으로 변경해 영업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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