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불황의 늪'에 빠진 백화점 업계…총성 없는 'PB 전쟁'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백화점 시장 매출 5년 연속 제자리 걸음
저성장 등 구조적 요인에 가성비 소비
롯데 작년 '엘리든' PB 통합 브랜드 론칭

현대, 원테이블, 셰프박스 등 식품 PB 주력
'불황의 늪'에 빠진 백화점 업계…총성 없는 'PB 전쟁'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유통업계의 터줏대감인 백화점 업계가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늘리고 있는 이유는 정체기에 들어간 업황이 생존의 기로에 서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성장이 이어지고 길어진 수명에 따른 노후 불안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고가의 유명 브랜드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상품을 찾는 백화점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춘 고육지책인 것이다. 정부의 규제와 골목상권 반발 등으로 출점이 가로막히면서 대형 유통기업들이 신 성장동력으로 온라인 사업에 대규모 투자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사양산업으로 전락한 백화점=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백화점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 감소한 29조2441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29조964억원에서 2015년 28조9310억원으로 1년 새 1조원이 줄었으며 2016년에는 다시 29조8683억원으로 소폭 신장하는 데 그쳤다. 2012년 이후 5년 연속 29조원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백화점들은 신규출점을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의 반발과 정부의 출점 규제가 깐깐해지면서 새로운 매장을 통한 성장세를 지속하기가 어렵게 됐다.

백화점 업계가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내수 부진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올해부터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데다 한창 일을 해서 소득을 얻어 백화점 등에서 소비를 할 수 있는 계층이 계속 감소하는 구조적 요인이 내수를 끌어내리고 있는 탓이다. 인구가 줄면서 20년 동안 장기불황을 겪었던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 백화점들도 앞으로 비슷한 기간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백화점을 겨냥한 규제 역시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그동안 백화점 업계는 구조적인 내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점포를 열어 매출 규모를 늘려왔다. 하지만 출점 예정 지역의 소상공인들이 반대할 경우 백화점 출점은 불가능해졌다. 여기에 최근에 대규모 백화점을 복합쇼핑몰로 분류해 의무휴업을 도입하려는 법안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확산되고 있는 가성비 트렌드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수하기 보다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PB를 전면에 내세워 소비층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업체들이 PB상품의 고급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한층 더 차별화한 상품으로 경쟁력을 보여줘야 프리미엄 PB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황의 늪'에 빠진 백화점 업계…총성 없는 'PB 전쟁' 원본보기 아이콘

◆백화점들 PB상품 쏟아내=백화점업계에서 가장 많은 PB를 내놓은 것은 롯데백화점이다. 지난 겨울 '평창 롱패딩'으로 PB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지난 2월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참가한 롯데백화점은 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중소 의류업체와 손잡고 롱패딩을 선보였다. 상품 디자인부터 제작, 마케팅까지 백화점 MD(상품기획자)들이 참여했다. 평창 롱패딩은 롯데백화점에 입고될 때마다 품절됐고, 롯데백화점 앞에는 밤샘 행렬이 이어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거위털을 사용하면서 가격은 오리털 패딩의 절반 수준으로 낮춘 것이 성공 배경으로 꼽혔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상품의 미래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불황의 늪'에 빠진 백화점 업계…총성 없는 'PB 전쟁' 원본보기 아이콘

롯데백화점은 2005년도 첫 직매입 편집샵인 여성 수입 의류 '엘리든' 브랜드의 론칭하며 PB에 진출했다. 2012년 '바이에토르'라는 30~40대 여성을 대상으로 컨템포러리 의류 브랜드를 오픈했다. 2014년도에는 20~30대 젊은 여성을 타겟으로 한 의류, 잡화 브랜드인 '비트윈'과 남성의류 직매입 편집샵 '아카이브(ARCHIV)' 매장을 선보인데 이어 2016년에는 리빙 상품군(르보헴)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그 범위를 확대했다. 이후 지난해 8월 이들 5개 PB통합한 브랜드 '엘리든'을 브랜드의 통일성을 살렸다. 기존 PB브랜드간 시너지를 극대화 하고 롯데만의 차별화된 PB 상품을 알리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식품분야에서만 PB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패션의 경우 한섬을 비롯해 패션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만큼 백화점 본연의 업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1월 '원테이블'을 출시하면서 첫 PB를 선보인데 이어 지난달에는 밀키트 PB '셰프박스'를 출시했다. 원테이블은 백화점 식품관의 강점을 활용한 '신선한 식재료'와 '맛'을 앞세운 프리미엄 가정간편식이다. 현대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국 팔도의 특산물과 유명 맛집의 조리법을 간편식 한팩에 담았다. 원테이블은 출시 4개월 만에 20만세트가 판매됐다. 출시 2개월 누적 판매량인 5만9000세트와 비교해 3개월 이후 판매량이 대폭 증가한 것이다.

'셰프박스'는 가정에서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한 끼 식사 분량의 손질된 식재료와 소스, 레시피로 구성된 밀키트로, 론칭 한달만에 무역센터점에서만 2000개가 판매됐다. 통상 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되는 가정간편식보다 3배 이상 팔린 것이다. 특히 판매의 절반 가량이 주말에 캠핑을 하기 위해 장을 보는 시간인 금요일 저녁시간(오후 5시 이후)와 토요일 오전 시간(12시 이전)에 집중됐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