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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방향 노출…환투기 세력 '쉬운 타깃' 우려 (종합)

최종수정 2018.05.17 11:26 기사입력 2018.05.17 11:23

美 정부 제기 '시장개입' 논란 일단락…당장 시장 영향 없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김보경 기자, 조은임 기자] 우리 외환당국이 내년 3월 말부터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고 판 내역을 공개키로 하면서 미국 정부가 제기해온 '외환시장 개입' 논란은 일단락될 전망이다. 이번 조치로 당장은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거나 막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지만 앞으로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약화되는 것은 물론 환투기 세력에 정부의 환율 정책 방향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외환시장 충격 없어=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가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오전 10시10분 기준 전거래일보다 2.2원 오른 1079.8원에 거래되는 등 충격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외환시장 자체에 특별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실시간 발표가 아니라 일정 기간을 두고 발표를 하는 만큼 외환시장 개입 결과를 놓고 외환시장이 반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도 "외환시장 내역 공개가 큰 충격을 줄 변수는 아니다"며 "분기별로 순내역만 공개하는 것으로 결정된 건 정부가 어느 정도 방어에 성공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향후 환율 방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우선 최근 미 금리인상 본격화와 더불어 오름세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올해 들어 환율 하락(원화 강세)으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우려됐던 상황에서는 오히려 환영할 만한 분위기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최근 미국 금리인상 기조가 환율을 점진적으로 올려놓는 상황에서 외환당국은 원화가 강세로 가는 것보다는 약세 쪽으로 가는 게 낫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 이코노미스트는 "외환시장 개입과 관련된 자료를 공개해 미국의 외환조작국 지정 불안 요인을 덜어낸다면 투명성이 확보돼 원화 쪽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급격한 쏠림엔 개입한다"지만=정부는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는 세계적 흐름에 부합한 결정이었고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주기ㆍ시점ㆍ방식 등 외환정책 방향을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제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개입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나라이며 대부분 국가들이 공개하고 있다"며 "외환시장 안정조치 공개는 기본적으로 가야 하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특히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급격한 쏠림이 있을 경우 시장 안정조치를 실시한다는 기존 원칙을 변함없이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가 종전에 비해 시장개입을 크게 축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수개월 원화 절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단기 대응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여전히 원화 절상압력이 커질 때가 문제인데 개입 강도가 과거에 비해서는 줄어들 것으로 보여 단기간 절상 속도가 빨라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몇 달간 절상이 이어지는 시기를 염두에 두면 매수 개입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순액 공개만으로도 외환당국의 정책 방향이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한국은행은 연초에 환율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내부적으로 정책 방침을 세우는데 6개월 뒤 순액이 공개되면 우리나라가 취하는 입장을 짐작할 수 있다"며 "예컨대 한국은행이 사고판 금액이 일치해 순액이 '0'이라면 환율에 대한 방향성이 없다고 읽힐 수 있고, 순액이 순매수로 나오면 달러를 샀다는 말로 이는 정부가 환율을 올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외환개입 내역 공개 조치는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데 상당히 제약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개입을 많이 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는 만큼 투기세력이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세종=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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