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비용 1년8개월 만에 9% 상승…"속도조절 잘 해야"
남편과 맞벌이를 하며 육아도우미를 고용하고 있는 서모(33ㆍ여)씨는 최근 도우미로부터 임금 인상을 요구받았다. 도우미는 지난해부터 아이의 어린이집 등하원을 도와주면서 시간당 1만원을 받고 있는데 이 가격을 1만2000원으로 올려달라고 했다. 육아도우미 알선 업체에서도 연회비와 시간당 비용이 일제히 인상돼 도우미를 바꾸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서씨는 "앞으로 수년간 도우미 비용이 계속 인상될 것 같아 직장을 그만두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미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고 있어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전반적으로 인건비가 오르면서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 중 개인서비스물가지수는 전월대비 1.6% 올랐다. 한은이 관련 항목의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폭 상승이다. 개인서비스물가지수는 미용관련서비스, 세탁, 기타개인서비스 등을 포함하는 지수로 지난 1월부터 상승폭이 눈에 띄게 커졌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전월대비 상승률이 0.1~0.3%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 1월에는 0.5%, 2월 0.6%로 올랐다.
이 중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건 기타개인서비스다. 가사도우미, 간병인, 산후조리원, 대리운전이용료, 장례비 등의 서비스를 포함하는 기타개인서비스는 3월 3.7%나 올랐다. 이 역시 지난 1월 0.3%, 2월 0.5%로 조금씩 오르기 시작해 지난달 상승폭을 크게 키운 것이다. 미용관련서비스와 세탁은 지난달 각각 0.7%, 0.2% 상승했다. 특히 가사도우미의 경우 지난달에만 9.3%가 올라 전체적인 상승세를 견인했다. 정부 관계자는 "가사도우미 비용이 1년 8개월 만에 오르면서 높은 상승률을 보인 영향이 컸다"면서도 "최저임금이 예년보다 많이 올라 전혀 영향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인건비가 대폭 오른 건 개인서비스 뿐 아니라 서비스업종 전반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지난 1월에는 시간당 임금이 적용되는 청소소독및시설유지, 인력공급및알선의 경우 각각 4.6%, 3.5%씩 급등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이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들 뿐 아니라 서비스업계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되는 건 실질소득 증가라는 정부의 의도에도 어느 정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속도조절이 잘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일부 계층의 지출만 늘어나게 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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