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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자다, SNS 안에서만”…온라인에선 금수저, 현실은 알바생

최종수정 2018.04.17 14:27 기사입력 2018.04.1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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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자다, SNS 안에서만”…온라인에선 금수저, 현실은 알바생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최근 ‘카페인 중독증’이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준말인 ‘카페인’에 중독된 증세를 말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SNS에 심각하게 집착하거나 SNS를 하기 위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생기고 있다.

SNS는 인터넷 등 전자 네트워크로 사람들끼리 소식을 주고받는 사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모든 매개체를 의미한다. 등장 초기에는 지인 간 소식을 공유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었지만, 지금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는 만남의 장으로서의 기능도 하고 있다.

하지만 SNS 발달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각종 SNS를 통해 타인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창구가 생기면서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우울증이 생기거나, 행복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실제와 다르게 삶을 포장해 온라인상에서 거짓 인생을 사는 것이 대표적이다.

SNS 중독에 빠진 오씨(29)는 팔로워(follower)가 4만명에 달하는 유명스타다. 오씨의 SNS에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명품 옷과 신발을 신고 있는 사진이 수십장 올라와 있다, 이 때문에 오씨의 팔로워들은 그를 일명 ‘금수저’라 부르며 부러움을 표하는 댓글들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 오씨의 모습은 SNS와 사뭇 달랐다. 그는 한 남성복 매장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이다. 월급은 160만원. 수백만원짜리 명품 옷을 살 정도로 여유 있는 월급이 아니다. 그렇다고 SNS 상에서 불리는 금수저도 아니라고 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자취하고 있는, 평범한 20대 청년이다.

오씨에게는 SNS에서는 밝힐 수 없는 비밀이 있다. 그는 “저는 부자가 맞아요. 물론 SNS 안에서만요. 사람들은 SNS에서 저를 금수저로 알아요. 현실은 알바생인데…”라고 말문을 열었다. 수많은 명품을 가질 수 있는 비결은 반품과 리셀(물건을 되파는 것)이었다. 오씨는 “월급을 받으면 100만원짜리 신발을 사요. 그러면 사진을 찍어서 SNS에 업로드 하고 반품하거나 태그를 떼지 않고 잠깐 신다가 거의 제값에 리셀하면 돼요. 그리고 그걸 반복해요”라고 설명했다.

그는 “SNS에서는 현실의 저를 모르니까, 비싼 옷을 찍어 SNS에 올리면 사람들이 부러워하고 동경을 하고. 그런 점에서 활력을 느끼고 현실에서는 얻을 수 없는 자존감도 생기죠. 회의감이 들었던 어느날 사진을 전부 지운 적도 있는데 결국 끊기는 힘들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오씨처럼 SNS 상에서 과시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포장하는 것을 '베블런 효과'라고 한다. 내가 얼마나 소비했는지 남에게 드러내면서 능력을 대변하려는 욕구가 경제에 반영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월세를 살면서 외제차를 몰거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명품 가방을 사는 행위 등으로 나타났다. 지금은 과거와 달리 실체가 없더라도 사진과 SNS를 통해 자기 과시를 할 수 있어 이런 사회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오씨와 같이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SNS 이용자의 64%가 SNS에서 자신의 모습은 가짜라고 생각했다. 또 시장조사전문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SNS 계정을 보유하고 있는 19~59세 성인남녀 2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약 35%가 자신이 SNS 상에서 만들어 놓은 이미지 때문에 쉽게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고, 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말과 사진을 올린다고 답했다. 타인의 반응을 의식하지 않는 사람은 28.8%에 불과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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