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우려의 시선도 여전하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그 중 대표적이다. 전체 화장품 수출 실적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39.1%에 달한다. 게다가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보복을 겪으며 "K뷰티의 전성기는 끝났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등장하기도 했다. 다행히 지난해 대중국 수출 증가가 전체 수출 증가율 18.5%보다 더 높은 23.4%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여전히 걱정거리다. 그만큼 화장품 산업의 기반이 외부 요인에 의해 쉽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화장품 산업도 마찬가지다.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각자의 개성을 살리는 다양성의 추구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즉 화장품 산업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브랜드사,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패키징 업체, 원료회사, 효능평가기관 등이 상호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고 고성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제조전문 기업, 즉 ODM 업체와 브랜드사의 협업이다. K뷰티 성공의 이면에는 ODM 업체의 우수한 기술력과 품질이 있었다. 만약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기본기라고 할 수 있는 기술과 품질을 ODM 업체가 뒷받침해 주지 않았다면 오늘날 K뷰티의 성공은 존재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화장품 패키징, 원료 등 화장품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른 중요한 부문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필수다. K뷰티를 대표하는 아이템이자 2000년대 화장품 업계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찬사를 받는 쿠션과 시트 마스크는 대표적인 국산 패키징 업계의 성공 사례다. 원료회사도 마찬가지다.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되면서 토종 생물유전자원에 대한 자산화 연구 등 국내 생물유전자원의 주권 확보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이를 위해 원료회사 육성과 지원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
한국 화장품 산업은 그 동안 고속 성장을 이뤄 왔다. 이는 특정 업체가 아닌 화장품 산업에 속한 구성원 모두가 노력한 결과다. 구성원 하나하나가 외부 자극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고 조화로운 생태계를 조성한다면 K뷰티의 전성시대는 오래 동안 계속될 것이다.
강학희 한국콜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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