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원 댓글 조작사건' 파장 일파만파…주범 격 '드루킹', 진보·親文·親安 넘나드는 행보
김씨가 이끌었던 '경제 공진화를 위한 모임(공진모)'의 한 회원은 16일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드루킹이 처음에는 진보정치인을 접촉하면서 진보정당 가입도 독려했지만 (진보정치인과) 관계가 멀어지자 민주당 쪽으로 줄을 대기 시작했다. 20~30명 가량 접촉하다 (선이) 닿은 것이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쪽이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회원은 이어 "하지만 논공행상이 되지 않자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수위를 높였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김씨는 친문(친문재인)이 아닌 친안(친안희정)의 행태를 띠며 한때 이재명 성남시장과 각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김 의원에게 요구한 이유도 일본 침몰 이후 남북한 정권에 줄을 대서 개성공단을 치외법권적인 특구로 만들고 일본인들을 이주시켜 유무형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원은 "일본의 해상 자위대를 인수해 중국 내전에 우리가 투입할 수 있다는 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씨는 2000년대 초반 '뽀띠'라는 필명으로 활동을 시작한 인터넷 논객이다. 당시 김씨 친노(친노무현) 성향의 웹사이트인 '서프라이즈'를 통해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씨는 인터넷에서 여러 정치이슈를 예측해내면서 친노성향 누리꾼 사이에서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실제 김씨는 2009~2010년 네이버가 인증하는 파워블로거로 선정되기도 했다. 해당 블로그의 누적방문자 수는 현재까지 약 98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크로(여러 댓글이나 다수의 추천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기능) 댓글 공작을 벌인 '느릅나무 출판사'의 사무실을 마련한 것도 이 시기 즈음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2014년에는 경제민주화를 위한 소액주주운동을 주장하는 공진모를 구성해 활동하기도 했다. 이 모임의 회원은 약 25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유시민 작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등 진보진영 정치인들과 접촉을 시도하는 등 꾸준히 영향력 확대를 노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대선 과정에선 친문 성향을 드러냈지만 이후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공진모 토론회에 초청하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는 등 상반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드루킹을 두고 전형적 정치브로커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최근 SNS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선거 때만 되면 자신의 조직을 갖고 도움을 주겠다면서 찾아오는 정치 브로커가 한 둘이 아니다"라며 "드루킹(김씨)도 그런 전형적 정치브로커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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