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살아서 집에 갈 수 있었던 나는 행운이었다"
"나는 무장한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지난 2월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 고교 총격사건 생존 학생들의 제안으로 이뤄진 총기규제를 위한 행진이 24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 뉴욕을 비롯해 미 전역에서 일제히 진행됐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센트럴파크 중심부인 어퍼웨스트지역에서 오전 11시에 행진이 시작돼 센트럴파크 남단을 지나 트럼프타워가 위치한 5번가까지 행진이 이어졌다. 행진이 진행되는 길에는 도널드 트럼프의 이름이 붙여진 건물들이 여럿 늘어서 있다. 트럼프 타워를 지날 때에는 행진에 동참한 학생과 부모들이 일제히 '부끄러워하라(Shame)'을 외치며 건물을 가리키기도 했다.
행사장에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시민들은 "다시는 안 된다", "더는 침묵하지 말라", "NRA가 아닌 아이들을 보호하라", "나는 무장한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 "정치에서 미국총기협회(NRA) 돈을 빼라" 등 구호가 적힌 피켓을 흔들었다.
행사를 제안한 데이비드 호그 등 플로리다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총격 사건의 생존 학생들은 워싱턴DC 행사에 참석했다.
생존 학생들을 비롯한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참가자들은 정오부터 의회 의사당 주변에 마련된 무대에서 연설과 문화행사를 벌였으며, 이어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일대를 행진하며 총기규제 강화 입법을 요구했다.
학교 총격 참사 현장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공격용 소총 'AR-15' 판매를 금지하고, 총기 구매 시 사전 신원 조회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총기규제 반대론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플로리다 휴양지인 마라라고 리조트로 갔으며 이날 오전 인근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으로 향했다.
미국에서는 1999년 콜로라도 주 컬럼바인 고교 총격 참사 이후 지금까지 약 20년간 200여명의 학교에서 총격 사건으로 목숨을 잃었다. 특히 이 기간 193개 학교에서 18만7000명의 학생이 총격 사건을 경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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