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보 분야 주요 인사에 매파들을 대거 포진시키면서 북미정상회담에 가져올 영향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존 볼튼 전 유엔 주재 미 대사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22일(현지시간) 지명되면서 국무장관에 내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 대사 등 강경파들이 연이어 득세하게 됐다.
폼페이오 CIA 국장은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미군 장교로 복무하다 변호사로 전업한 뒤 정치계에 뛰어든 인물이다. 공화당 소속으로 캔사스주에서 4선 하원의원을 지냈다.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볼튼 전 대사는 전통적인 매파로 북미회담에도 부정적인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다. 그는 "북미회담은 북한이 지난 25년 동안 보여줬던 협상과 다르지 않은 임시방편이고 핵무기 개발을 위한 시간벌기다"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앞서 북핵 위기가 고조되자 "누구도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무력을 행사하길 원하지 않지만,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걱정이 대북 공격에 대한 우려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격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가 곧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볼튼 전 대사는 지난달 23일 워싱턴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컨퍼런스(CPAC)에서 북한이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핵무기를 개발한 뒤엔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로 미국 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일단 갖추게 되면 북한이 한국 내 주한 미군을 모두 철수하지 않을 경우 이 무기를 사용하겠다고 말할 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에 뉴욕타임스는 '볼턴은 정말 위험하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그보다 더 미국을 전쟁으로 이끌 인물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외교 안보 수장에 군사행동을 선호하는 강경파가 발탁되면서 동맹들이 불안해하고, 특히 한국과 일본에선 북미 정상회담이 실패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준비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증폭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매파의 득세에도 북미대화를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만큼 변수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정치인들과 차별화되는 몇 가지 특징을 갖는데 이전 정부의 '전략적 인내'에서 탈피해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해서라도 북핵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미 행정부는 항상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으나 단지 말에 그쳤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북 압박을 얻기 위해 대중 경제 압박을 실제로 행사했다"며 "추가 경제제재를 경고하고 군사 옵션을 준비시켰고 추가 제재와 예방공격 가능성은 북한에 큰 압박이 됐다"고 진단했다.
전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아웃사이더'이자 자칭 '협상가'로 과거 북핵 협상 역사의 나쁜 기억에서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협상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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