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만730대 고속·시외버스 중 휠체어 장애인 탈 수 있는 버스 '0대'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전국 1만대 넘는 고속·시외버스 중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설치된 버스가 단 한 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토교통부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는 휠체어 장애인이 올라 탈 수 있는 리프트 시설, 휠체어 전용 좌석 등이 마련된 고속·시외버스가 한 대도 없다. 2016년 말 기준 전국 도로를 누비는 고속·시외버스는 1만730대에 달한다.
정부는 2007년부터 5년 단위로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을 내놓고 있다. 1~2차 계획에선 고속·시외버스 장애인 탑승이 철저히 외면 받았다. 언급조차 없었다. 2016년 12월 낸 3차 계획(2017~2021년)에 겨우 ‘휠체어 탑승 가능 고속·시외버스 개발’을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정부는 지난해가 돼서야 관련 버스 연구 개발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는 ‘휠체어 사용자가 탑승 가능한 고속·시외버스 개조차량 표준모델 및 운영기술 개발 연구’ 용역을 지난해 4월 발주했다. 예산은 80억원가량된다. 교통안전공단, 한국교통연구원 등 10여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내년 9월께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지만 실제로 휠체어 장애인들이 탈 수 있는 버스가 언제부터 운영될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인권위는 최근 휠체어 장애인이 고속·시외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리프트와 고정장치 등을 설치하라는 내용의 권고를 국토부가 수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버스 업계는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다. ‘비용’ ‘사고 위험’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 것이다. 고속·시외버스 업체들은 “고속·시외버스 휠체어 승강설비 설치 및 사전예약시스템 마련을 위해서는 과도한 비용이 소요되고, 버스터미널 공간 확보뿐 아니라 급정거 등 사고 발생 시 휠체어 사용자의 안전 문제도 따른다”며 권고 불수용 입장을 밝혔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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