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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역치'와 '순응'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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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오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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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역치(threshold value, ?値)'라는 생리학 용어가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생물이 외부환경의 변화, 즉 자극에 대해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의 세기"입니다.
자극의 강도가 일정한 크기가 되지 않으면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데 반응이 나타나는 그 지점의 자극의 강도가 '역치'입니다. 역치가 낮으면 약한 자극에도 반응이 쉽게 일어나고, 역치가 높으면 강한 자극을 통해서만 반응이 일어납니다.

요 며칠 꽃샘추위로 봄감기에 걸리신 분은 본인의 역치가 낮기 때문입니다. 겨울 강추위에는 몸이 이미 준비돼 있었지만 따뜻한 봄 기운에 취해 있다 갑자기 추위가 찾아오니 몸이 미처 대비를 못했던 것입니다. 따뜻한 지방 사람들이 영상기온의 기습 한파(?)에도 동상으로 사망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봄이 되면서 운동을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운동할 때 역치를 많이 느끼실 겁니다. 덤벨 등 운동기구를 들 때는 역치 이상의 무게를 들어야 근력이 늘어납니다. 가벼운 덤벨을 10번 드는 것보다 무거운 덤벨 1번 드는 것이 낫습니다. 다만, 몸이 무거움을 받아들일 때까지 꾸준히 해야 합니다.
운동 횟수나 시간이 규칙적이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평일에는 꼼짝도 않다가 주말에 골프나 등산 한 번하면 운동이 될까요? 주말에 한 번 운동하다 부상 당하지 않으셨다면 오히려 다행입니다.

전문가들은 '한 번에 30분 이상, 일주일에 3번 이상'이 역치를 이기고 '감각의 순응'으로 가는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역치를 조금씩 올려가면 운동의 효과는 최고가 됩니다.

같은 크기의 자극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역치가 올라가 더 큰 자극을 주기전에는 자극을 느끼지 못하는데 이를 '감각의 순응'이라고 합니다. 속옷을 갈아 입었을 때 당장은 촉각을 느끼지만 시간이 지나면 옷이 피부에 닿아 있다는 느낌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한국 사람의 역치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계절의 구분이 희미해지긴 했지만 1년에 4번이나 변화하는 기후에 잘 적응하고 있고, 정치인의 비리가 밝혀질 때마다,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더욱 더 강한 자극을 받으면서도 '순응'을 실천하고 있으니까요.

한 사회학자는 "사람의 몸은 환경 변화에 대비하는 보편적인 메커니즘을 갖고 있는데 환경에 따라 그 메커니즘이 다르게 발현된다"면서 "한국 사회의 역치는 굉장히 높은 편이라고 본다. 외부의 악조건을 극복해낸다는 점에서 신체적 역치보다 심리적 역치에 강점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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