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한국은행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에서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4회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처음으로 3회 인상 전망을 앞서기 시작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14일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를 통해 최근 미국 내 주요 16개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4회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 곳이 9개였다고 밝혔다. 나머지 7곳의 IB는 3회 인상을 예상했다.
그동안의 한은 조사에서 글로벌 IB들이 4회 인상 예상을 3회 보다 많이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에는 3회 인상이 9곳, 4회가 6곳, 2회가 1곳이었다. 1월에는 3회 8곳, 4회 4곳, 2회 4곳이었는데 갈수록 4회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제롬 파월 신임 연준 의장이 지난달 말 의회 증언에서 지난 12월과 비교해 정부의 경기부양적인 재정정책이 강화됐으며 물가가 연준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는 확신도 커졌다고 말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이에 한은은 미국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사 대상인 글로벌 IB 16곳 모두가 오는 20일 열리는 FOMC에서 연준이 올해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이 FOMC 의사록 내용과 파월 의장의 발언을 매파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금리인상 기대가 강화되는 모습"이라며 "시장에서는 3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이후의 금리인상도 빨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빨라지면서 이달 중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확실시된다. 이달 만약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2007년 8월 이후 10년7개월 만에 처음으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많아야 한두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제조업 경쟁력 악화, 가계부채 문제 등 국내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요인이 산적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미 기준금리가 장기간 역전상태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역전 상황이 장기화되면 한은의 통화정책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자본 유출 우려 등이 커질 수 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미 금리 역전에 대비해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유지하고 통화스왑도 확충하는 등 양호한 외환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국내 경기 여건과 경제 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분석으로 기준금리 인상 시점도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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