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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고분들 봄햇살 받으며, '철의 왕국' 대가야 魂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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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1500년 잊혀진 '철의 왕국' 대가야를 만나는 여정·꽃피는 아름다운 골 개실마을도 볼거리

고령은 1500여년전 수준 높은 문화와 찬란한 철의 문명을 꽃피웠던 대가야의 흔적을 찾아가는 시간여행지다. 주산에 오르면 가야인들의 무덤인 고분군들을 만난다.

고령은 1500여년전 수준 높은 문화와 찬란한 철의 문명을 꽃피웠던 대가야의 흔적을 찾아가는 시간여행지다. 주산에 오르면 가야인들의 무덤인 고분군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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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 담장 너머 새하얀 매화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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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실마을 체험을 다녀간 사람들이 남긴 푯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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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에서 국도변에서 마주한 홍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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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은 딸기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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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고분들 봄햇살 받으며, '철의 왕국' 대가야 魂 깨어난다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고구려와 신라, 백제가 한반도를 지배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들 삼국의 틈바구니에 끼여 잊혀 진 나라도 있었습니다. 가야(42~562년)입니다. 가야는 소국 연맹으로 치부되어 삼국과 달리 고대국가로 대접받지 못합니다. 하지만 경북 고령의 대가야는 삼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수준 높은 문화와 활발한 대외 활동으로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습니다. 대가야의 전성기는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남벌로 금관가야가 멸망한 4세기 후반부터이지만 562년 신라의 침입으로 역사에서 사라집니다. 오늘날 고령읍 주산 남동쪽 능선에 자리한 거대한 고분들은 1500여 년 전 대가야를 고스란히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령으로 여정은 1500여 년 전 대가야로 떠나는 시간여행입니다. 그뿐인가요. 봄기운도 성큼 다가왔습니다. '꽃이 피는 아름다운 골' 이란 지명의 개실마을 고택 처마 밑에도 봄꽃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싱그러움을 잔뜩 머금은 들녘은 새콤달콤한 딸기와 파릇파릇 초록빛으로 봄이 샘솟고 있습니다. 봄바람 벗 삼아 대가야의 혼의 서린 고령으로 떠나봅니다.

가야는 개국 시기가 확실치 않지만 기원 전후로 추정한다. 500년 넘게 연맹체제로 이어온 가야는 서기 562년 신라에 의해 멸망했다. 낙동강 하류 일대에서 번성했던 가야는 고령 지역 대가야, 상주 고령가야, 성주 성산가야, 김해 금관가야, 함안 아라가야, 고성 소가야 등 크게 6가야로 구분된다.
이번 여정은 철기문화를 꽃피웠던 대가야의 도읍지 고령이다. 고령의 중심인 고령읍은 몇 해 전, 대가야의 고장답게 행정구역 이름을 대가야읍으로 바꿨다. 대가야읍 뒤로 우뚝 선 주산은 1500여 년 전 대가야의 타임캡슐인 지산동 고분군(사적 79호)을 품고 있다. 고분군은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515호), 김해 대성동 고분군(사적 341호)과 함께 세계유산 우선 등재 목록에 선정되어 2020년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주산에 올랐다. 아침 해를 품은 700여기의 지산동 고분들이 햇살에 빛나고 있다. 누렇게 탈색한 봉분들이 황금색으로 탈바꿈을 시작한다. 이름 모를 산새들은 봉분 사이로 날갯짓을 하며 그 옛날 가야인들을 깨우고 있다.
고분과 고분을 잇는 산책로는 1500여 년 전 대가야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지름길이다. 대가야왕릉전시관 옆 가파른 길을 따라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주차장 오른편 길을 따라 73호분과 74호분을 지나 비탈로 올라가면 44호분을 지나는 원래 산책로와 만난다. 숨이 가쁠 때마다 뒤돌아보면 고령 시내와 대가야통문 건너편으로 고분군이 이어진다. 금림왕릉으로 추정되는 5호분, 멀리 합천 가야산 전경이 보이는 45호분을 지나면 지산동 고분군에서 가장 높은 1호분에 이른다. 1호분 앞에서 보면 고분군을 따라 굽은 길이 아름답다. 518호분은 지산동 고분군 남쪽 봉분 중 처음 발굴됐다. 금동제관모장식을 비롯해 유물 500여점이 출토되어 왕릉급으로 밝혀졌다. 순장 돌덧널무덤 5기와 함께 무덤 주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이 고분 조성 뒤 추가로 조성한 배장(陪葬) 무덤도 발견됐다.
대가야를 온전히 만나기 위해선 대가야역사관과 대가야왕릉전시관, 우륵박물관으로 구성된 대가야박물관에 가야 한다.
대가야역사관 전시실은 대가야의 여명, 대가야의 성립, 대가야의 성장과 발전, 대가야 이후의 고령 등 4가지 주제로 꾸몄다. 굽다리접시와 그릇받침 같은 토기는 대가야가 얼마나 큰 영역을 차지했는지 보여준다. 물결무늬가 있거나 굽다리의 구멍이 세로로 나란히 뚫리는 등 토기는 합천, 거창, 함양, 산청을 비롯해 전라도 남원, 진안 등에서도 나타난다. 대가야의 세력이 백두대간을 넘어 섬진강까지 뻗쳤다는 뜻이다.
대가야왕릉전시관은 지산동 고분군 가운데 동서 지름 27m에 이르는 44호분을 실제 크기로 복원했다. 44호분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대규모 순장 무덤이다. 각 돌방과 덧널에는 무덤 주인을 가까이 모신 첩이나 시녀, 호위 무사, 노비 등 40여 명이 순장됐다. 돌덧널무덤에 두 명을 합장한 경우도 있는데 이들은 부부와 부녀로 알려졌다.
대가야박물관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우륵박물관이 있다. 악성 우륵과 가야금을 테마로 만들어졌다. 우륵은 대가야 가실왕 때 가야금을 만들고, 가야 12개 지역 이름을 따 '상가라도' '하가라도' 등 12곡을 지었다.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박물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우륵의 생애와 가야금에 대한 이야기로 빼곡하다.
고령에 가면 꼭 들러봐야 할 곳이 있다. 개실마을이다. 영남 사림학파의 중심인물인 점필재 김종직의 후손이 400년 가까이 모여 사는 집성촌이다. '꽃이 피는 아름다운 골'이라는 지명답게 봄이면 산수유, 매화, 목련, 벚꽃이 지천에 피고진다.
김종직은 성종 임금 때 세조의 왕위 찬탈을 풍자한 '조의제문'이란 글을 썼다. 연산군 때 조의제문을 빌미로 사림파였던 김종직 제자들이 대거 목숨을 잃었다. 김종직은 죽은 후였지만 부관참시까지 당했다. 밀양에 살던 후손들은 고령으로 몸을 피했고 5대가 지나서야 복권이 됐다.
한옥이 만들어낸 기와선을 감상하며 예스러운 돌담길 따라 마을을 산책하다보면 점필재 종가도 만나게 된다. 서당인 도연재에 앉으면 그 옛날 도란도란 글 읽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고령향교 인근에 위치한 대가야다례원은 따뜻한 차와 함께 전통을 배우는 곳이다. 합천 가야산 일대에서 수확한 녹차를 내는데, 찻잎을 곱게 간 말차를 추천한다. 우리 고유의 전통 찻사발에 담긴 말차는 녹색 거품을 머금어 부드럽고, 입안에 느껴지는 풍미가 좋다. 다식과 함께 차를 마시는 기본 체험, 한복 입고 다례 체험하기, 고령의 로컬 푸드로 다식 만들기 등을 해볼 수 있다. 10명 이상 예약해야 체험이 가능하다.
고령은 토지가 비옥하고 일교차가 커서 딸기를 재배하는 농가가 많다. 새콤달콤한 딸기 수확체험도 할 수 있다.

고령=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길=수도권에서 가면 중부내륙고속도로타고가다 광주대구고속도로 고령 IC를 나온다. 고령 방면 좌회전해 안림교차로 지나 약 2km 직진하면 대가야박물관이 나온다.
△볼거리=반룡사를 비롯해 김면장군유적, 고령 장기리 암각화, 개경포기념공원, 미숭산자연휴양림 등이 있다.
△먹거리=한방백숙을 내놓는 황토식당과 인삼도토리수제비가 맛깔스런 쌍림면의 대원식당, 대가야시장안에는 시골밥상, 석쇠불고기, 수구레국밥, 할매국수 등 먹거리가 다양하다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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