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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문화관광]허생원·동이가 걷던 봉평 메밀밭, VR로 가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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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빅체인지, 이제는 新문화관광<상>
문학작품+VR·AR로 구현
교육·관광용 콘텐츠 개발
VR+시·소설, AR+논픽션
실시간 피드백·장소 연계

관광 문화 산업은 일자리 창출효과가 쏠쏠한 데다 국민 여가 증진, 외화획득 등 부수효과가 많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발달로 요약되는 4차산업혁명은 이러한 관광 문화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결합해 문화 가치를 극대화하고 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사례도 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의 다양한 기술이 관광 문화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3회에 걸쳐 살펴본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익 막힐 지경이다."(이효석 소설 '메밀꽃 필 무렵' 가운데)

여름이 지나고 가을을 맞이할 즈음, 강원도 평창 봉평면 일대 흐드러진 메밀꽃은 계절의 흐름을 알려준다. 소설 속 주인공 장돌뱅이 허생원과 그의 일행 조선달ㆍ동이처럼, 늦은 밤 메밀밭을 지나며 옛 추억을 떠올려본다. 달빛을 머금은 메밀꽃이 내 눈과 코를 채운다. 잠깐, 소설이 어떻게 결론이 났지? 기억이 가물가물해 직접 물어보니 허생원의 오랜 벗 나귀가 한켠에 등장해 친절히 설명해준다. 그렇다. 이건 가상현실이다.
◆문학작품-가상현실 결합해 관광상품으로 = 유명 문학작품 속 배경을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로 구현, 교육용 콘텐츠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특정 문학이나 관광상품이 아닌 다각도로 적용 가능한 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한 것으로 정부 차원에서 이 같은 프로젝트 개발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융복합 관광서비스를 도입한다는 명목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개발(R&D) 사업화 지정과제를 최근 공모했다. 다음 달 초까지 계획서를 접수받아 평가를 거쳐 내년 초께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는 게 목표다. 연구원 관계자는 "교육부분과 관광을 융합해 학생이나 교육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현하는 것"이라며 "국내외 구체적인 현황파악 등을 포함해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증강현실 적용 관광 대박
제2 포켓몬고 상품 내놔야

연구원 측이 밝힌 과업내용에 따르면 교육관광을 매개로 해 콘텐츠 제작기술과 플랫폼 구축방안, 서비스 기술 등 ICT 생태계의 가치사슬이라 할 수 있는 CNPD(Contents-Platform-Network-Device)를 모두 아우른다. 주요 시대나 장소, 주제별로 문학작품을 선별하면 스토리라인을 구성하거나 편집ㆍ모델링하는 기술까지 포함됐다. 클라우드서버나 웹을 기반으로 해 시공간 제약을 받지 않는 여행정보를 저장ㆍ관리하는 한편 사용자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유형별 인터랙티브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도 눈에 띈다.

가령 세부 유형 가운데 하나인 현실기반형 360도 AR의 경우 논픽션 작품을 소재로 하면서 실제 관광지역의 오프라인 장소와 연계해 서비스하는 식이다. 가상현실기반형 VR은 시나 소설 등 픽션을 배경으로 극장 같은 곳을 활용하는 방식도 있다. 인터랙티브 플랫폼인 만큼 사용자가 체험 도중 실시간으로 주문하는 내용에 대해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다.



◆ 제2의 포켓몬고 나와야 = 시나 소설 등 문학작품을 활용해 관광자원화한 사례는 국내외 여럿이 있다. 아일랜드 더블린시에선 현대영문소설 첫손에 꼽히는 '율리시스'에 착안, 매해 6월 16일을 블룸스데이로 기념해 축제를 연다.

블룸은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으로 축제 때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소설 속 주인공의 루트를 따라 시내 곳곳을 돌아다닌다. 인구 150만명이 채 안되는 더블린에 연간 400만명이 넘게 찾는 데는 소설의 역할이 크다. 매해 9월께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효석문화제는 이효석이 쓴 '메밀꽃 필 무렵'의 봉평 일대 메밀밭이 주 무대다.

ARㆍVR 기술발달이 관광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론 상호보완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본의 한 통신회사가 선보인 가상여행상품 '싱크 트래블'이 대표적이다. 가상현실 고글을 쓴 이용자가 해외 현지에 360도 카메라를 든 가이드를 통해 원격영상을 보며 설명을 듣고 궁금한 점은 바로 물어볼 수 있다.

해외 여행이 힘든 노령층이나 실제 여행에 앞서 간단한 사전답사를 원하는 예비 관광객을 주 타깃으로 한다. 증강현실게임 '포켓몬고'가 국내에 출시됐을 당시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관련상품이나 프로그램을 선보인 지자체가 있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기존 유원지는 같은 패턴으로 운영돼 시간이 지나면 단조롭게 비칠 수 있다"면서 "AR이나 VR 기술을 활용한다면 매번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어 이미 해외에선 도입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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