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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눈치에 제 할일 못하는 재계 단체·협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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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여전한 '적폐논란'속 경총 회장 선임 놓고 내홍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안하늘 기자]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경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이하 전경련)과 한국경영자총회(이하 경총)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전경련은 여전히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적폐논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고 경총은 회장 선임 문제를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다.

26일 재계 관계자는 "미국발 통상압력이 심화되고 GMㆍ금호타이어 등 노사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문제 해결에 앞장서온 전경련과 경총이 모두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면서 "각 단체마다 제 역할이 있기 마련인데 적폐논란과 반기업 정서가 여전해 재계 상황을 자꾸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이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이어 폐회식에도 초청받지 못했다. 올림픽 개최전에는 도와달라던 정부가 막상 올림픽이 별 탈 없이 잘 치러지자 여전히 전경련을 '적폐'로 낙인찍고 있다. 재계는 미국발 보호무역주의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전경련의 인적 네트워크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아쉬워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미재계회의를 통해 주요 기업인들과 전경련 특유의 미 상공회의소 네트워크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조율해 왔지만 지난해부터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에서 파트너로서 인정을 안하며 위상은 물론 역할도 축소돼 아쉽다"고 말했다.

경총은 회장 선임을 위해 연 총회에서 고성이 오가며 회장 선임을 못하는 내홍을 겪고 있다. 경총은 박상희 대구경총 회장의 낙마를 두고 정치권 외압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등 뒤숭숭한 상태다. 현재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차기 회장에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총은 오는 27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전형위원회를 통해 차기 회장과 부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손 회장은 당초 경총 회장직 요청을 거부했지만 현 상황에서 기업 입장을 대변할만한 최적의 인물로 손꼽힌다. 지난해에는 전경련 회장 후보 물망에도 오른바 있다. 손 회장은 지난 2005~2013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1939년생으로 80세에 가까운 고령은 약점이다.

재계 단체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협회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정부가 자율성을 보장하는 대신 낙하산 인사로 정부 정책 협조 지시 등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디스플레이협회의 회원사인 A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협회에서는 산업통산자원부 등 정부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관료들이 상근부회장으로 내려우는 대부분의 협회가 이와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열린 한국철강협회 정기총회에서는 "또 다시 낙하산 상근부회장은 안된다"라는 비판이 거세게 나오면서 임기가 만료된 상근부회장 자리는 공석으로 남게 됐다. 지난 1993년 이후 지난 25년간 철강협회 상근부회장은 철강업과 무관한 정부 관료가 차지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민간 경제단체를 정부가 적폐로 몰며 다들 두려워 하는 상황인데 정부 눈치를 안보고 자율적인 결정과 의사 표현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면서 "최저임금건만 해도 인수위 시절부터 경총을 반정부파라고 몰아붙였는데 결국 경총이 지적한 문제가 그대로 나타났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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