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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counter]대한민국 예능·웃음의 역사…정치도 예외는 아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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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counter]대한민국 예능·웃음의 역사…정치도 예외는 아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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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먹고살기 바쁘다보니 텔레비전을 시청할 시간이 많지 않다. 때로는 소외감이 든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년)'이나 '태양의 후예(2016년)'를 보지 않아도 선풍적인 인기를 체감하니까. 관련 이야기가 쏟아지는 자리에서 멀뚱히 앉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이런 와중에도 2013년부터 꼭 챙겨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독한 혀들의 전쟁'을 표방한 JTBC의 '썰전'이다.
첫 방송을 할 때는 지금과 달리 1부와 2부가 명확하게 구분돼 있었다. 두 코너 모두 김구라(48)가 진행했지만, 1부는 정치평론가 이철희(54)와 강용석 변호사(49)가 시사 토크를 했고 2부에서는 미디어 관련 소식을 다뤘다. 맞장토론 형식의 1부는 복싱 경기 같았다. 두 패널이 감정을 드러낼 정도로 팽팽히 맞섰다. 견해차가 분명한 주제라도 나오면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2부는 실명 비판을 시도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연예계나 미디어 등에 비판을 하려고 하면 이니셜로 대충 넘어가거나 타사의 프로그램을 명확하게 거론하지 않는 게 관행이었다. 썰전은 이 틀을 깼다. 실명을 도마에 올렸고 타사의 방송프로그램 제목을 거론하며 거침없이 얘기했다.

이 구도는 이철희가 국회에 입성하면서 개편됐다. 몇몇 인물을 거쳐 유시민 작가(59)와 전원책 변호사(63)가 1부의 고정 패널로 자리 잡았다. 두 사람은 찰떡궁합으로 프로그램의 전체 구도를 바꿔버렸다. 둘이 하는 토크만으로도 한 시간 넘게 시청자를 붙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방송작가로 26년간 활동한 김영주씨는 '웃음의 현대사'에서 "썰전은 단박에 기획되고 뚝딱뚝딱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아니다"라고 한다. "책임 프로듀서인 여운혁은 2008년 MBC에서 '명랑히어로'를 연출했다. 담당 프로듀서인 김수아는 JTBC에서 '퀴즈쇼 아이돌 시사회'를 만들었다. 각자 시사에 대한 관심으로 만들었던 예능 프로그램의 시행착오 경험이 모아져 오늘의 썰전으로 진화했다."

웃음의 현대사는 시사예능을 포함한 국내 예능 프로그램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책이다. 한반도에 미디어가 태동했던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터져왔던 큰 웃음과 이면의 깊은 의미들을 톺아본다. 방송작가로서 보고 듣고 알고 있는 것들을 생생하게 쏟아내 술술 읽힌다. 현대사를 곁들여 그 시기에 왜 그런 프로그램이 나왔고 무슨 이유로 인기가 있었는지 효과적으로 소개한다. 그 범위는 텔레비전으로 한정하지 않았다. 시사예능의 경우 활성화된 배경으로 '나는 꼼수다'를 거론한다. 언론인 김어준(50)과 정봉주 전 의원(58), 주진우 기자(45), 김용민 프로듀서(44) 등이 출연한 팟캐스트. 저자는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프로그램"이라고 치켜세운다. "시사나 정치를 논하면서도 깔깔거리며 수다 떨 수 있음을 알려줬다. 예능보다 더 많이 웃고 탄탄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지금의 시사예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콘텐츠다."
나는 꼼수다에서 시작된 시사예능의 바람은 채널A의 '외부자들', MBN의 '판도라'로 이어졌다. 전자는 전봉주 전 의원과 전여옥 전 의원(59)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고, 후자는 방송인 배철수(65)를 사회자로 섭외해 놀라움을 샀다. 저자는 "배철수가 시사예능에 도전할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치라는 영역도 이제는 대중이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대상이 됐다"고 썼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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