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타임 평창] 백철기 감독 "팀추월 순번, 노선영 의견 따라…모든 책임 통감"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은 여자 팀추월 논란에 대해 "송구하고 죄송하다. 감독으로서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백 감독은 20일 강릉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아직 어리고, 이러한 상황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다. 아직 치러야 할 경기도 남았다.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러 분들께서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이 호흡을 맞춘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19일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준준결승에서 3분3초76으로 출전한 8개 팀 중 7위를 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선수 세 명씩 두 팀이 링크 양옆에서 출발해 여섯 바퀴(여자부 기준)을 도는 팀추월은 결승선을 통과한 팀의 마지막 주자 기록을 비교해 승부를 가린다. 우리 대표팀은 노선영이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맨 뒷줄에 섰는데 앞에 가는 김보름과 박지우가 빠른 속도로 결승선을 통과한 반면 한참 거리를 두고 골인해 기록이 늦었다.

이 장면에서 팀워크를 무시하고 노선영을 방치한 채 두 선수만 내달렸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경기 후에는 마지막 주자가 따라붙지 못했다고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김보름의 인터뷰 때문에 논란이 더욱 거세졌다. 노선영은 인터뷰를 거절한 채 홀로 링크를 떠났고, 이 때문에 동료간 불화가 있다는 의혹까지 일었다.

백 감독은 이에 대해 "노선영이 중간이 아닌 마지막 주자로 달린 건 노선영의 제안이었다"고 했다. 그는 "'더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서 속도가 빠른 두 선수를 앞에 두고 본인이 뒤에서 따라가는 것이 좋겠다'고 노선영이 먼저 얘기를 했다. 우려는 했지만 선수들이 대화도 많이 하고, 컨디션도 좋아 보여 선수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했다.

백 감독은 "앞 선수들과 노선영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코칭스태프가 이를 전달했지만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고 관중들의 함성 소리도 커서 전달이 잘 안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은 호흡을 잘 맞추려고 훈련 때부터 노력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모두 감독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는 김보름만 동석했다. 백 감독은 "노선영이 몸살이 심해서 가지 못하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했다. 그는 "순위 결정전이 남았는데 출전은 해야 하지만 (노선영의)몸 상태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른 선수들도 매스스타트 등 경기가 남아 있다. 어떤 말을 해도 지금 상황에서 마음을 추스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잘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재차 당부했다. 백 감독은 노선영이 폭로한 일부 선수들의 특별 훈련 논란과 관련해서는 "나중에 충분히 소명하겠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