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병원은 한정열 주산기과 교수 연구팀이 2015년 1~6월 전국 4개 병원에 등록한 임신부 472명을 대상으로 입덧 중증도 및 입덧 전후 삶의 질에 대해 평가하는 다기관 연구를 한 결과, 이와 같았다고 14일 밝혔다.
입덧은 평균 6주쯤에 시작해 9주쯤에 최고로 심해졌다가 14주쯤에는 90%가 회복됐다. 하지만 14주 이후에도 10% 정도는 입덧이 지속됐다.
입덧 증상만으로도 삶의 질이 떨어지고 증상이 심할수록 그 정도가 급격히 악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증 입덧 임신부들은 삶의 질이 임신 전의 70%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했고 중증의 경우 50%까지 악화됐다. 이전 임신에서 입덧을 경험한 임신부가 다시 입덧을 할 확률은 그렇지 않은 임신부보다 11배 높았다.
한정열 교수는 "일반적으로 입덧은 건강한 임신을 의미하지만 중증 입덧은 영양상태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고 엽산제 복용 등을 방해해 기형아 발생, 저체중아 출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태아기의 영향 불균형은 성인기의 당뇨병과 신경 및 정신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입덧이 심할 경우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덧을 잘 관리하려면 식습관에 변화를 줘 식사를 여러 번 조금씩 자주하거나 맵고 기름진 음식, 구토를 유발하는 냄새나 환경을 피하는 것이 좋다. 입덧이 심해지거나 증상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엔 피리독신과 독시라민이 포함된 입덧 약을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탈수가 심해지고 체중이 계속 줄어든다면 수액과 약물을 이용한 적극적인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1월 대한산부인과학회지 영문판(Obstetrics & Gynecology Science)에 실렸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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