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도 서울에는 과연 몇 개의 골프장이 있을까."
효창원은 일제 강점기 조선호텔 지배인 이노하라가 H.E. 던트에게 설계를 의뢰해 2년여 공사 끝에 완공했다. 하지만 1924년 경성부(서울시)가 공원으로 지정해 문을 닫았다. 그 해 청량리(성북구 석관동)에 18홀 코스(파70ㆍ3906야드)가 등장한다. 부지가 좁아 16번홀을 마친 뒤 1, 2번홀을 추가로 플레이했다. 한국인들이 골프를 시작했고, '제1회 전조선골프선수권대회'가 열렸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18홀 정규 규모는 1930년 군자리(광진구 군자동)의 경성골프구락부다. 영친왕이 부지30만평을 무상 임대하고, 건설 비용을 지원했다. 전쟁으로 엉망이 됐다가 1954년 재개장했고, 이름도 서울컨트리클럽으로 바꿨다. 이승만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다. 당시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 장교들이 주말마다 일본 오키나와로 골프 휴가를 떠나는 것을 염려했다.
1968년 마사회에서 뚝섬 경마장에 만든 파3코스는 2005년 서울숲이 조성됐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영등포와 난지도 등의 파3코스는 지역 골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모두 폐장됐다. 1981년 남성대(송파구 장지동) 역시 위례 신도시 개발로 2011년 경기도 여주로 이동했다. 서울의 현대화와 함께 골프장들이 모조리 외곽으로 밀려난 셈이다. 시대적 아픔을 간직한 골프 랜드마크들이 사라져 아쉽다.
한국프로골프협회 미디어팀장 zec9@kp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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