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업계, 美 세이프가드 충격…"매출 하락 불가피"

업계, 유럽·일본 등 판매 다각화로 위기 돌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미국 정부가 태양광 패널에 대해서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을 결정하면서 태양광업계가 당혹해하고 있다.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며 향후 판매다각화로 위기를 돌파하겠단 계획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수입품들이 국내 제조업체에 중대한 피해를 입히는 실질적인 원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정부는 한국 등에서 수입한 태양광 제품의 경우 2.5기가와트 기준으로 그 이하에는 관세를 부과하기 않고 이를 초과하면 1년 차 30%, 2년차 25%, 3년차 20%, 4년차 15%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미국 태양광 시장 규모 자체가 10%에서 30%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 태양광 업계는 이 같은 결과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미국 우선 정책에 따라 예정된 결과였다는 반응이다. 처음보다 제재 수준은 다소 완화됐더라도 전체 구조는 미국이 원하는 대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이미 정해진 결과였다"며 "앞으로 미국 내 판매 가격이 높아져 한국 태양광업체들의 이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한국과 중국, 멕시코 등지에서 수입한 태양광 전지가 미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만장일치로 판정하고 세이프가드를 권고했다. 태양광 전지 조사는 지난해 4월 파산을 신청한 미국 태양광전지 제조업체 수니바의 청원으로 시작됐다. 수니바는 중국, 한국산 태양광전지의 저가 공세로 미국 태양광 산업이 몰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ITC에 따르면 2016년 미국 내 태양광전지 및 패널 수입국 비율은 말레이시아(29.5%), 중국(18.0%), 한국(15.6%), 멕시코(10.3%), 태국(6.3%) 순이다. 한화큐셀, LG전자,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등이 미국에 태양광전지와 패널을 직접 수출하고 있으며, 2016년 수출액은 약 13억달러에 이른다.

세이프가드 조치가 발동됨에 따라 국내 태양광 업체들은 판로 다각화를 모색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오늘 발표 중에 세이프가드 제외 국가가 어디인지 등 상세 내역이 없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미국시장이 없어진 것이 아닌 만큼 미국에 팔 수 있는 물량은 최대한 유지하고 유럽이나 일본 등 기존시장 공급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큐셀은 전체 생산 물량의 30~40%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어 "한화큐셀은 40개국 이상의 판매 네트워크가 있다"며 "(이번 조치로)그동안 미국 시장에 집중됐던 공급량을 다른 시장으로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긴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안성의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 전경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