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남북단일팀, 역사의 명장면 될 것…남북관계 좋은 출발”(종합)

진천선수촌 방문, 평창올림픽 출전 선수들 격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충북 진천군 진천국가대표 선수촌을 방문해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진천=이민찬기자, 황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남과 북이 하나의 팀을 만들어 함께 경기에 임한다면 그 모습 자체가 아마 두고두고 역사의 명 장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격려하면서 "공동 입장을 하거나 단일팀을 만들 수 있다면 북한이 단순히 참가하는 것 이상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훨씬 더 좋은 단초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찬반 양론이 엇갈리는 남북 단일팀 구성과 관련해 긍정적인 면을 강조함에 따라 단일팀 구성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남북 단일팀 구성 논의가 진행 중인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새러 머리 감독은 전날 미국 전지훈련에 이어 휴가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면서 기자들을 만나"올림픽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런 얘기가 나온다는 게 충격적"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올림픽이 임박한 상황에서 새로운 선수들이 추가될 경우 조직력이 무너질 수 있다"며 "우리 백업 선수가 북한 선수보다 뛰어나다. 단일팀이 성사되더라도 나에게 북한 선수를 기용하라는 압박이 없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점을 의식한 듯 "북한과 단일팀을 만든다고 해서 우리의 전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팀워크를 맞추려면 그만큼 더 노력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국민들, 세계 사람들이 그런 모습들 보면서 감동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남북관계를 잘 풀어나갈 수 있는 아주 좋은 출발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팀이 경기력에는 도움이 안 될 수 있지만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단일팀) 성사 여부를 떠나서 그것이 우리 아이스하키팀에 보다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쏟게 하는, 그래서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씻어내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충북 진천군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방문해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가자!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선수들과 이루고 싶은 목표가 2가지"라며 치유와 평화올림픽을 꼽았다.

촛불집회와 국정농단, 채용비리 등을 언급하면서 "우리 국민들께서 이번에 올림픽을 보면서 그런 상처들, 아픈 마음을 위안 받고 치유 받는 올림픽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올림픽은 평화의 제전"이라며 "평창동계올림픽이 우리 한반도의 평화를 이루어 나가는 계기가 된다면 우리로서는 그 이상 보람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것 자체로 평창올림픽 흥행을 도와서 흑자대회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진천=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