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다음달 개최될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남북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한다고 알려지면서 정치권이 찬반논란으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전 세계에 남북간 대결국면의 해소와 올림픽을 통한 평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있지만, 야당에서는 정치적 이용에 반대하고 북한을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는 지난 15일 오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남북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하는 방안을 놓고 각각 기대감과 우려를 쏟아내며 충돌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지원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지지했으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한반도 평화가 이미 달성된 듯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자유한국당 이철규 의원은 "정부의 방침을 정해서 일방적으로 국민 의사와 배치되게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면서 "역대 주최국이 자국기를 들지 못한 채 경기장을 입장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태극기를 들고 입장하지 못하고 한반도 단일기를 들고 입장하는 방안을 북한과 협의 중이라는 얘기를 들은 많은 국민이 참담함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북한 단일팀의 단기로서 한반도기는 지난 1991년,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에서 공식 사용되기 시작한 이후 여러차례 단기로 사용됐다. 올림픽에서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개막식 때 남북 단일팀의 단기로 사용됐었다. 이후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도 공동입장 때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했다. 공식 사용된 횟수로만 따지면 올림픽,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 축구선수권 대회, 탁구선수권 대회 등을 통틀어 11회 정도 사용됐다. 하지만 개최국 입장에서 남북한 동시입장은 처음이라 한반도기 사용을 두고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남북한 동시입장이 북한의 도발 억제와 이어질 지 여부도 미지수다. 앞서 추진됐던 단일팀 구성과 한반도기와 함께 동시입장한 올림픽 이후에도 북한의 도발은 계속됐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때의 일이다. 그해 2월, 토리노 올림픽 개막식 때 남북은 한반도기와 함께 동시입장했지만, 바로 8개월 뒤인 그해 10월, 북한이 1차 핵실험을 벌였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에도 2년이 지난 2002년, 서해 교전이 일어났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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