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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백년 숙적, 중국은 천년 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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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주민들에 반중감정 부채질…경제 어려워지자 중국의 배신 때문이라는 주민교양 실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을 자축하는 여성연맹 경축모임이 지난해 7월 10일 전승혁명사적관 교양마당에서 열렸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을 자축하는 여성연맹 경축모임이 지난해 7월 10일 전승혁명사적관 교양마당에서 열렸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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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최근 북한이 주민들에게 노골적으로 반(反)중국 감정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對)북한 제재로 경제가 어려워지자 북한 당국이 이는 중국의 배신 때문이라는 식으로 주민교양에 나서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생활난 가중으로 중앙당에 대한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모든 책임을 중국으로 돌리려는 것이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해 12월 중앙의 지시로 열린 청진의 동단위 여성연맹회의에서 한 간부가 '일본은 백년 숙적, 중국은 천년 숙적'이라고 발언하자 참석자들이 술렁였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대다수 주민이 중국산 생필품으로 살아가고 장마당(시장)에서 중국 돈을 사용하는 판에 주민들 불만이 중앙으로 쏠리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은 전에도 주민들에게 반중 정서를 주입한 적이 있다. 하지만 매우 조심스럽고 소극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지난해 12월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최근 중앙에서 주민들에게 북한이 '전쟁을 원치 않지만 결코 피하진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강연을 진행했다"면서 "강연 내용 중에는 '주변국'을 절대 믿어선 안 된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여기서 말하는 주변국이 중국임을 북한 주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좋지 않지만 오랫동안 혈맹관계를 유지해온 중국에 대해 절대 믿지 말라고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북한의 내부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중국이 북한의 경제권을 거머쥐다시피 한 마당에 중국 배척으로 뭘 어쩌자는 것이냐는 반응이 있는 반면 표리부동한 중국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북한은 인민생활 전반을 중국에 의존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에 일부 주민은 70년 이어온 혈맹도 못 믿으면 '독불장군이 되겠다는 말이냐'며 개탄하고 있다. 스스로 먹고 살 자강력도 없는 판에 중국까지 배척하면 앞으로 북한이 얼마나 더 버티겠느냐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반중 감정이 최근 중앙에서 진행하는 회의나 정세강연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여맹회의에서 반중 감정을 강조하는 것은 북한 가정이나 사회에 미치는 여성들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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