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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게는 ‘핵버튼’ 아닌 ‘핵가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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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무기 통제체제 담긴 ‘핵가방’에 새삼 관심…핵공격 매뉴얼과 암호 들어 있어

무게 20㎏의 검은 서류가방처럼 생긴 미국 대통령의 ‘핵가방’에는 핵공격 매뉴얼과 암호가 들어 있다. 군사보좌관은 대통령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밀착 수행하며 핵가방을 들고 다닌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무게 20㎏의 검은 서류가방처럼 생긴 미국 대통령의 ‘핵가방’에는 핵공격 매뉴얼과 암호가 들어 있다. 군사보좌관은 대통령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밀착 수행하며 핵가방을 들고 다닌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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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쟁적으로 '핵버튼' 발언을 쏟아내면서 미 핵무기 통제체제가 담긴 '핵가방'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방금 '핵단추가 항상 책상 위에 있다'고 했는데 내겐 그가 가진 것보다 더 크고 강력한 핵버튼이 있다"며 "내 버튼은 작동도 한다"고 자랑했다.

이에 CNN 등 미 언론들은 3일 트럼프 대통령의 핵버튼 언급이 "액면 그대로 사실에 입각한 게 아니라 비유적인 표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 책상에 진짜 핵버튼은 없다"고 지적했다. 대신 미 대통령에게는 '뉴클리어 풋볼(Nuclear Football)'로 불리는 핵가방이 따라 다닌다.

핵가방은 '대통령의 비상 가방'으로도 불린다. 핵전쟁 직전까지 간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현 체제가 갖춰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게 20㎏의 검은 서류가방처럼 생긴 핵가방에는 핵공격 매뉴얼과 암호가 들어 있다. 군사보좌관은 대통령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밀착 수행하며 핵가방을 들고 다닌다. 핵가방을 다루는 장교이기에 이들은 엄격한 신원조회로 선발된다. 대통령 유고에 대비해 부통령에게도 핵가방이 배정돼 있다.

미국, 더 나아가 세계 안보를 좌우할 핵가방에는 대통령의 핵공격 옵션이 적힌 문서철 '블랙북(Black Book)', 통신장치, 안전벙커 리스트, 행동지침 등이 담겨 있다. 공격 대상으로는 적국의 핵과 그외 대량파괴무기, 군산업 시설, 지도자와 그의 은신처 등 3가지가 명시돼 있다.

적국의 핵무기가 발사되는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대통령은 핵가방을 열어 반격 범위와 수단까지 설정해 매뉴얼대로 행동한다.

지상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 탑재 핵폭탄,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등 본토와 해외 기지에 배치된 온갖 핵무기들 가운데 무엇을 사용할지 정해 국방부 지휘센터 등에 지시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핵무기 발사명령 인증코드가 담긴 보안카드인 '비스킷(biscuit)'을 늘 휴대한다. 핵공격을 개시하려면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비스킷에 기록된 인증코드를 제시해야 한다. 대통령으로서 자기 신원부터 증명한 뒤 국방부 워룸에 있는 국방부 및 전략사령부 관계자들에게 핵공격 개시 명령을 전달하게 된다.

이는 몇 분 안에 핵무기 발사명령인 '긴급행동지령(EMA)'으로 변환돼 지휘체계를 통해 전파된다. 대통령의 인증코드가 입력되면 되돌릴 방법이 없으므로 사실상 핵버튼과 같다.

문제는 비상상황에서 대통령이 몇 분 만에 독단적으로 핵무기 사용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냉전 시기에는 미 조기경보 시스템이 자체적으로 오류를 일으키거나 달빛을 미사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었다. 잘못된 경보 탓에 옛 소련을 상대로 핵반격이 검토되는 급박한 상황도 발생했다. 그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어 경보시스템 교차 확인 절차가 강화됐다.

대통령을 통제할 제도적 수단은 없다. 대통령의 잘못된 명령을 무력화할 유일한 방법은 '항명'뿐이라는 말이 생긴 것은 이 때문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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