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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 신의 직장'으로 바뀌는 롯데…男직원은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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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내 여직원 중심 간부 승진 움직임에 입지 좁아져
'역차별' 불만 무관하게 여풍 더욱 거세질 듯
신동빈 회장 "빠른 시일 내로 女CEO 배출하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과 롯데 직원들.(사진 제공=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과 롯데 직원들.(사진 제공=롯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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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샐러리맨한테 월급이랑 승진 빼면 뭐가 있겠나."(tvN 드라마 '미생' 중 대사)
요즘 롯데그룹에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롯데는 내년도 간부 승진 인사를 앞두고 있다. 여직원들이 과거보다 많이 승진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그만큼 입지가 줄어든 남직원들은 초조함을 내비치는 모습이다.

3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 각 계열사 인사 담당 부서들은 간부 승진 자격 시험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대리→과장' 진급자를 선별하고 있다. 내년 3~4월께 계열사별로 진급자가 발표될 예정인데, 그룹에선 여직원 위주 선발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열린 제35회 간부 승진 자격 시험에는 52개 계열사 대리급 직원 1600여명 응시했다. 이 중 여직원은 390여명으로 24% 정도에 불과하지만 합격률은 남직원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최근의 여성 우대 기조까지 더해져 최종 과장 승진자 성별 비중은 남녀가 비슷할 것으로 그룹 안팎에선 관측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지난 9월19일 여성 임원 간담회를 열어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누는 모습.(사진 제공=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지난 9월19일 여성 임원 간담회를 열어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누는 모습.(사진 제공=롯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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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여성 간부 확대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내부 불만 여론도 없는 게 아니다. 대리급 남직원 중 상당수는 불가피하게 과장 승진이 내년, 내후년 등으로 미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롯데는 국내 대기업 중 과장 진급이 가장 어려운 곳으로 손꼽힌다. 특히 과장 진급의 필요조건인 간부 승진 자격 시험은 국내 대기업 중 드물게 유지하고 있는 제도인데다 난이도도 높기로 유명하다. 약 2시간에 걸쳐 경영전략, 조직행동, 회계원리 등 총 3가지 과목 시험을 본다. 롯데는 1983년부터 매년 그룹 공통으로 간부, 즉 과장 승진 자격 시험을 진행해왔다. 과장 이상 직급 승진 과정에는 시험이란 관문이 없다.

롯데의 한 남직원은 "간부 승진 자격 시험에서조차 탈락자가 속출하는데, 여성 인재 확대 정책이 더해지면서 남성들의 과장 진급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일부 남직원은 앞으로 승진 등 직장생활이 더 어려워지겠다고 판단하고 이직을 고려하는 것도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역차별' 불만에도 롯데는 강하게 여성 인재 위주 승진 방침을 이어갈 예정이다. 신 회장은 유연하고 남·녀 비율이 대등한 조직이 기업 문화·업무 성과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소신을 내비쳐왔다. 그는 지난 9월19일 그룹 내 여성 임원 21명을 모두 모은 자리에서 "여성 인재들이 능력과 자질만 갖춘다면 롯데 내에서 유리천장을 느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인사 담당 부서에 "빠른 시일 내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배출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롯데는 여풍(女風) 조성 차원에서 여성 자동육아휴직제도 도입과 기간 연장, 전 계열사 유연근무제 시행, 여성 인재 채용 비율 40% 목표, 2020년까지 여성 간부 비중 30%로 확대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남직원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도 결국 여성 복지 확대와 맞닿아 있다고 롯데는 설명했다. 2012년부터는 매년 여성 리더십 향상을 도모하고 관련 사내 전략을 논의·결정하는 '롯데 WOW(Way of Women) 포럼'이 열리고 있다.

현재 롯데 전 직원 중 여성은 30%가량이다. 여성 신입사원 역시 매년 증가 추세다. 2005년 이전 5%대에서 최근 40%를 넘어섰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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