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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과 달라진 최후진술…이재용 "모든 벌 내가 안고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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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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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원다라 기자] "재판장님, 제가 기업인으로서 갖고 있던 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병철 손자나 이건희 아들이 아닌 선대 못지않은 기업인으로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습니다. 모든 게 다 제 불찰이란 것입니다. 만약 법적으로 가능하다면 두 분(최지성ㆍ장충기)을 풀어주시고 그 벌을 저에게 다 엎어 주십시오. 다 제가 지고 가겠습니다."
지난 27일 항소심 마지막 재판에서 원고지 9매 분량의 최후진술을 읽어내려가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목소리는 떨렸다. 상고심에선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기 때문에 이날 최후진술은 이 부회장이 자신의 생각을 얘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이를 이 부회장도 잘 알고 있는 듯 자신의 결백을 주로 호소했던 지난 8월의 1심 최후진술 때처럼 단호히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진술 중간중간 지난 열달간의 구치소에서 생활하며 느낀 심경을 토로냈다. 원고지 5매 분량이었던 1심 최후진술에 비해 진술시간도 두배 이상 걸렸다.

이 부회장은 "지난 10개월 동안 접해보지 못한 일들을 겪고, 사회에서 접하지 못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며 평소 제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혜택을 누린 것을 알게됐다"면서 "재벌 3세로 태어났지만 제 실격과 노력으로 더 단단하고 강한 삼성을 만들고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의 리더로 인정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1심에서 이 부회장은 "평소 경영을 맡게 된다면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어보자고 다짐했다"면서 "뜻을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돼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하다"고 말했다.
특검이 혐의를 두고 있는 부정 청탁과 관련해선 일관되게 부인했다. 1심서 오해를 풀어달라던 호소는 인정할 수 없다는 강한 어조로 바뀌었다. 이 부회장은 "외아들인 만큼 다른 기업과 달리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지도 않았다"면서 "이런 제가 뇌물까지 줘가며 승계를 위한 청탁을 했다는 점에 대해선 인정할 수 없다.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 드리고싶다"고 말했다.

꼬인 실타래와 기업인 이재용에 대한 신뢰 회복에 잠을 설쳤다는 이 부회장의 말에선 더 깊어진 자기성찰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일을 기회로 다시 신뢰를 회복해 참된 기업인이 되겠다는 자신의 꿈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이 부회장은 "바닥까지 떨어져 버린 기업인 이재용의 신뢰를 어떻게 되찾을지 막막하다"면서 "엉망으로 꼬인 실타래를 어떻게 풀지도 모르겠고 언젠간 풀리기나 할 것인가 하는 생각에 잠을 설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후진술 말미도 달랐다. 이 부회장은 억울하다고 호소했던 1심과 달리 모든 법적 책임과 도덕적 비난도 스스로 짊어지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대통령과의 독대는) 원해서 간 것이 아니고 오라고 해선 간 것뿐이지만 할일을 제대로 못 챙겼다"면서 "모든 법적 책임과 도덕적 비난도 제가 다 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모든 책임을 져야 엉클어진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할 것 같다"면서 "여기 계신 다른 분들은 회사 일을 열심히 하시다 이 자리에 섰을뿐, 다 제가 지고 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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