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원다라 기자] "재판장님, 제가 기업인으로서 갖고 있던 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병철 손자나 이건희 아들이 아닌 선대 못지않은 기업인으로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습니다. 모든 게 다 제 불찰이란 것입니다. 만약 법적으로 가능하다면 두 분(최지성ㆍ장충기)을 풀어주시고 그 벌을 저에게 다 엎어 주십시오. 다 제가 지고 가겠습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0개월 동안 접해보지 못한 일들을 겪고, 사회에서 접하지 못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며 평소 제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혜택을 누린 것을 알게됐다"면서 "재벌 3세로 태어났지만 제 실격과 노력으로 더 단단하고 강한 삼성을 만들고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의 리더로 인정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1심에서 이 부회장은 "평소 경영을 맡게 된다면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어보자고 다짐했다"면서 "뜻을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돼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하다"고 말했다.
꼬인 실타래와 기업인 이재용에 대한 신뢰 회복에 잠을 설쳤다는 이 부회장의 말에선 더 깊어진 자기성찰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일을 기회로 다시 신뢰를 회복해 참된 기업인이 되겠다는 자신의 꿈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이 부회장은 "바닥까지 떨어져 버린 기업인 이재용의 신뢰를 어떻게 되찾을지 막막하다"면서 "엉망으로 꼬인 실타래를 어떻게 풀지도 모르겠고 언젠간 풀리기나 할 것인가 하는 생각에 잠을 설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후진술 말미도 달랐다. 이 부회장은 억울하다고 호소했던 1심과 달리 모든 법적 책임과 도덕적 비난도 스스로 짊어지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대통령과의 독대는) 원해서 간 것이 아니고 오라고 해선 간 것뿐이지만 할일을 제대로 못 챙겼다"면서 "모든 법적 책임과 도덕적 비난도 제가 다 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모든 책임을 져야 엉클어진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할 것 같다"면서 "여기 계신 다른 분들은 회사 일을 열심히 하시다 이 자리에 섰을뿐, 다 제가 지고 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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