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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가 바꿀 세상]핸들도 엔진도 없는 자동차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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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둥근달에는 토끼가 살았다. 멀리 올려다 보이는 저 달은, 흥미진진한 신화와 서사·이야기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테크놀로지가 등장하면서 토끼는 사라졌다. 달은 관찰과 실험의 대상이 됐다. 테크놀로지는 그렇게, 인간이 대상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바꾸어버렸다.

[5G가 바꿀 세상]핸들도 엔진도 없는 자동차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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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꾼다. 5G가 그렇다.

KT 융합기술원에서 만난 김하성 박사(책임연구원)는 "5G는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뒤바꿔놓을 혁명과도 같은 테크놀로지"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지난 7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산하 '5G 도입 프로젝트' 의장에 선임된 전문가다.

5G는 '레이턴시(latency)' '초고대역 주파수' 등 어려운 기술용어와 연계돼 있다.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이유다. 5G를 접한 사람들은 '무언가 새로운 기술'이란 생각과 함께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데'라고 반문하게 된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 IHS마킷과 버클리리서치그룹은 '5G 경제 보고서'에서 "5G는 모바일을 전기나 자동차와 같은 '일반목적기술(GPTs)'로 끌어올릴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GPTs란 사회 및 경제 전반의 모든 영역에 유익한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을 뜻한다. 예컨대 증기기관ㆍ전기ㆍ인터넷 등이 기존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꾼 '혁명적' 기술로 자리 잡았는데, 5G 시대를 맞아 모바일 역시 비로소 그 반열에 오를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접히는 스마트폰, 즉 '플렉시블 폰'도 5G와 연동돼 있다. 지금이야 폰을 양면으로 접는 수준에서 논의가 되고 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4겹·8겹 접히는 시대가 올 수 있다. 펼치고 펼치면 10인치·30인치짜리 모바일 디바이스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수백만, 수천만명이 30인치 모바일기기로 동영상 서비스를 즐길 수 있을까. 4G론 어렵다. 30인치를 초고화질로 꽉 채울 트래픽 전송을 위해선 5G가 반드시 필요하다.

5G 시대엔 집마다 있는 '베란다 유리창'이 멀티미디어 디바이스로 기능할 수 있다. 유리창을 TV로 바꾼다는 상상을 해보자. 넓은 베란다의 유리창이 디스플레이가 된다면 어떨까. 수백인치 유리창을 TV로 바꾸어, 유튜브를 볼 수 있을까.

그러나 수백인치에서 초고화질(UHD) 영상을 볼 순 없다. 어마어마한 트래픽을 4G통신망이 견뎌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5G라면 가능하다. 거대 유리창문에 5G통신칩을 달아, 평상시에는 유리창으로 쓰고, 때에 따라서는 수백인치 UHD TV로 바꿔 쓸 수가 있다.

5G가 가져올 미래의 도시에는 완전자율주행차가 빠질 수 없다. 초고속·초저지연 통신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안전성 문제가 해결된다. 전기·수소차 보편화에 따라 엔진도 사라진다.

5G 시대의 '자동차'라는 개념은 지금 우리가 정의하는 자동차와는 다른 것이 된다. 핸들과 브레이크·엔진이 달린 자동차는 '옛날에는 저런 걸 타고 다녔지'라는 평을 듣는 유물이 된다.

물론 엔진과 핸들, 브레이크가 달린 '옛날 자동차'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20세기 초 자동차가 보편화됐다고 해서 승마가 사라지지 않았듯이 말이다.

아마 옛날 자동차는, 승마와 비슷한 엔터테인먼트가 될 수 있다. 핸들의 손맛과 엔진의 굉음을 즐기는 마니아틱한 취미생활이 될 수 있겠다.

김 연구원은 "5G는 인간이 상상하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근원적인 기술이자 창의성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망은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열린 'GSMA 서울 오픈데이'에서도 나왔다. 자니 킴 GSMA 동북아시아 대표는 "5G는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과 결합돼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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