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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희 서초구청장, 눈물 흘리며 직원들에게 큰절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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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구청장 12일 올해 마지막 확대간부회의에서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 결과 서울 자치구 1위한 점 들어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큰 절 올리고 눈물 글썽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지난 12일 오전 10시 서초구청 5층 대회의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올해 마지막 확대간부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모든 부서장들의 현안업무 보고와 토론, 부구청장의 사안별 체크가 끝나고 이어 마지막 순서로 구청장 당부사항 차례.
나직한 목소리로“자랑스럽고 감사합니다. 최고의 직원들입니다”라고 운을 뗀 조은희 구청장.

조 구청장은 지난주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서초구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잠시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단지 1위라는 사실보다 청렴도 꼴찌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땀을 쏟았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한 사람들이 꾸는 꿈은 꿈이지만 여러 사람이 꾸는 꿈은 현실이라고 합니다. 함께 뭉쳐 꿈같은 기적을 일군 직원들에게 감사합니다. 제가 쇼는 싫어하는데... 하지만 제 진심이 전달됐으면 합니다”

몇 초간 정적이 흐르고 조 구청장의 눈가에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혔다. 조 구청장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바닥에 엎드리며 큰 절을 올렸다. 애써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붉어진 얼굴을 숙여 종종걸음으로 자리를 떴다.
최근 서초구는 5년 만에 청렴도 꼴찌라는 오명을 벗고 ‘청렴1등 자치구’로 거듭났다.

2012년 꼴찌였던 서초구의 청렴도는 조 구청장이 취임한 첫 해 12위에서 2015년 9위, 2016년 7위로 꾸준히 올라 마침내 올해 1위라는 대반전을 일구게 됐다.

청렴은 잠깐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4년전 취임시 조 구청장은 서초구를 청렴도 1등 도시로 만들겠다 약속했다. 구청장이 솔선수범하는 각고의 노력으로 정책의 결정과 집행과정을 투명하게 공개, 사업 추진과정에서도 주민의견을 수시로 반영해 나갔다.

건축이나 보조금 지원 등 부패 취약분야는 민원인들이 청렴콜로 직접 모니터링하게 했다. 금품, 향응, 도박 등의 비리는 징계 수위를 대폭 높이고, 특히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로 무관용 원칙을 적용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직원들에게 큰 절을 올리고 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직원들에게 큰 절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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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진정한 청렴은 누가 시키는게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한다. 투명한 인사제도로 청탁을 배제하고 예측 가능한 인사를 통해 합리적이고 역량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갔다. 그러다보니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더욱 친절해지고 부패에서 멀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게 됐다.

직원들은 스스로 청렴서신 릴레이를 하고, 간부들은 근무시간 외 SNS 금지와 부당 업무지시를 배격하는 결의도 했다. 부서장들이 자리를 바꿔 근무하는‘체인징 데이’도 효과가 있었다. 부서간 협업 뿐 아니라 서로의 업무가 공개되면서 투명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날 조 구청장은 “평렴도 평가 순위가 한 번도 하락함없이 꾸준히 상승세를 타며 1위 라는 기적 같은 결실을 이뤘다”며 함께 결실을 만들어 온 직원들에게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청렴 1등 서초구’라는 사실의 의미를 두 가지 측면에서 부여했다. 첫째, 서초구의 청렴과 친절에 대한 노력을 주민들이 인정하고 평가한 것과 둘째, 1300여 서초가족 모두가 한마음으로 청렴과 친절이라는 최고의 덕목을 실천해 왔다는 것이다.

이 날 회의는 30년 넘게 공직생활을 마치게 되는 국과장들이 마지막으로 참석해 소회를 밝히는 자리이기도 했다.

조 구청장은“애써 준 지난날 노고에 고맙고 이렇게 떠나보내고 싶지 않습니다”며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퇴직 전 의무적으로 건강체크를 할 수 있도록 건강바우처를 마련해 힘찬 인생 2막을 도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각종 외부평가에서 우수사례 수상 등 좋은 일이 많았지만 얼마 전 정년퇴직한 박 모 국장의 부음 소식 등 가슴 아픈 일 또한 있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연말연시 현안 마무리 집행, 예산편성, 제설작업 등 주말과 휴일 없이 묵묵히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외면하지 않고 직원연수, 대체휴무, 방한복 지원 등 후생복지를 잘 챙겨달라며 해당 부서장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이 날 확대간부회의는 여느 날처럼 실시간으로 생중계돼 전직원이 지켜봤다.

소통담당관 한 직원은“최고관리자의 진정성에 가슴 뭉클했다. 직원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세심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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