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16대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중 한 대목이다.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으로부터 인간 이성이 비롯됐다고 봤다. 철학은 이성의 가장 고양된 형태일 것이다. 물론 이는 위대한 정신이거나 양심에 속하는 영역이다.
인류에게 옳고 그름을 구별하는 능력이 없다면 힘의 논리만 남게 될 것이다. 이성의 마비이거나 상실이 되겠다. 물론 헷갈릴 때도 있다. 이해관계 때문에 무의식중에 이익을 옳음으로 여길 수도 있다. 그럴싸한 외피가 현혹시키기도 한다. 그럼 이건 어떤가.
“그 때 최승호하고 박성제 해고시킬 때 그럴 것을 예측하고 해고시켰거든. 그 둘은. 왜냐면 증거가 없어.…가만 놔두면 안되겠다 싶어 가지고 해고를 시킨 거에요."
증거 없이 해고된 이가, 증거 없이 해고를 단행한 회사의 사장으로 돌아왔다. 이러니 영화계의 푸념이 더 그럴싸해 보인다. 현실이 더 드라마틱하다. 다만 희대의 국정농단 스토리가 가슴을 치는 분노의 화염을 일으켰다면, 이번에는 가슴을 관통하는 밝은 전율로 느껴진다는 점이 다르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게 마음이다. 누구나 평안과 안락을 지향한다. 눈 앞에 그런 산뜻한 길이 열려 있으면 냉큼 뛰어가고 싶은 마음이 생길 법하다. 하지만 철학이 없는, 결국 낭떠러지일 수밖에 없는 길 끝이 번연히 보이는데도 사람들로 북적이는 현실은 씁쓸할 따름이다. 그렇게도 눈 앞의 이익은 힘이 센 것 같다.
반대로, 들어서면 수많은 가시덩쿨에 온 몸에 상처가 날 것을 각오하고도 가야할 길도 있는 법이다. 또 그런 길을 마다 하지 않는 이들은 언제나 존재해 왔다. 인류의 길이기도 하겠다. 때로 가시덩쿨 너머 새로운 길로 인도하기도 하며, 어려운 말이지만 의로운 정신을 지키는 것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회사로 돌아간 이용마 'MBC 기자'가 병마와의 싸움에서도 승리의 기쁨을 맛 볼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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