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을 포함한 경제 관계 부처 장관들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동연 경제부총리,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 최흥식 금융감독원 원장.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14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기준금리 인상이 대출금리에 반영되면 늘어나는 가계의 이자 부담만 2조3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건 2011년 6월 이후 6년5개월 만이다.
이는 예금은행 잔액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65.8% 수준임을 감안, 비은행의 변동금리 비중이 예금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가정하고 추산한 수치다.
통계청의 올해 가구 추계(1952만 가구)를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가구당 가계부채는 7269만원, 가구당 늘어나는 이자 부담은 18만1725원이다. 우리나라의 가구당 가계부채가 7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가계부채가 급증한 것은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와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 등 정부 정책이 원인이다. 정부는 2014년 8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등 대출규제를 파격적으로 풀었다. 한은도 정부 정책에 맞춰 그 때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정부가 빚을 내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면서 가계부채가 급증했고 금융 불균형이 과도해졌다. 부채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취약차주가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리 인상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에서도 이미 가계부채를 큰 문제로 인식하고 대출규제 강화와 취약차주 지원 강화 등 종합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해외에서도 한국의 가계부채가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급격하게 올라가면 가계부채 문제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한은이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금리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하면 고위험가구의 수와 부채가 큰 폭으로 늘면서 가계부채의 취약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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