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일각에서 '보수대연합'이 끊임없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솔직하게 지적하자면 '성찰'에 기반을 둬야 연합을 하든, 헤쳐모이든 할 텐데 이게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정치에 보수와 진보의 두 날개가 있어야 함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보수는 그 날개를 보수해야 한국정치가 발전한다는 절박함을 깨닫을 시점에 와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보수적 가치는 무엇이 문제일까.
둘째, 원래 어느 나라나 보수라면 자국 우선주의(민족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 내 나라의 이익과 가치를 옹호하는 것이 보수 아닌가. 그런데 일제하에 일본을 종주국으로 삼았던 무리들이 해방되자 어느 틈에 미군정과 손을 잡고 버젓이 국제주의라는 탈로 바꿔쓰고 나타났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보수가 국제적이라면 진보가 민족적이라는 도착된 현상이 나타났다. 자신이 보수주의라고 스스로 자임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어느 맹방보다 민족이 우선이다"라는 말이 나오자 진보측에서는 박수를 쳤고, 보수측에서는 이를 의아하게 생각했다. 한국의 보수주의는 이제 세계 평화와 국제적 친선, 교류라는 기반위에 우리의 전통적 가치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철저한 자기성찰이 필요하다. 이를 토대로 한국 보수세력의 기본 출발점을 삼아야 한다.
셋째, 논의되고 있는 보수대연합은 차기 선거에 보수성향의 표를 얻어보자는 얄팍한 계산에서 나온 것이다. 자유한국당을 박차고 나갔다가 아무런 명분없이 다시 돌아간 바른정당 의원들의 변을 들어보면 한결같이 지역구 여론을 들먹인다. '정치인은 다음 시대를 걱정하는데, 정상배는 다음 선거를 걱정한다'는 말을 오래전부터 들어왔다. 정상배들을 모아놓고 보수대연합이라고 변명해도 국민은 속지 않는다.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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