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人]"겨울철 안전 산행하려면…등산화에 신경쓰세요"

K2·블랙야크 등산화 전문가들이 전하는 노하우

한대석 K2 용품신발기획팀 과장(등산화MD).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쌀쌀한 날씨에도 산행은 계속된다. 화강암이 많은 국내 지형 특성상 '등산화'는 안전한 산행을 돕는 일등공신이다. 겨울철 안전 산행에 적합한 등산화와 쏠쏠한 구매 팁에 대해 국내 대표 아웃도어 브랜드 등산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대석 K2 등산화 MD "편안함 가장 중요"
"등산화 구입 땐 반드시 착용해보고 선택할 것"

'패션 집안'인 덕에 신발과 인연 시작
신념 담긴 '루프', 13만4000족 판매…최다 판매 기록

◆"고객의 안전을 책임집니다"= 한대석 K2 등산화 상품기획자(MD)는 제품을 개발할 때마다 늘 고객의 '안전'을 생각한다. 그는 "기록과 승부에 초점이 맞춰진 스포츠와 달리 등산은 하산할 때까지 안전하게 운동을 마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좋은 신발은 내 발이 편안함을 느끼는 제품"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등산화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착용부터 해보라고 조언한다. 한 MD는 "인터넷 구매가 늘어나고 있지만 일반화와 달리 등산화는 반드시 직접 신어보고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매장에서 발이 편안함을 느끼는 제품을 고르고, 전문가들에게 사이즈, 발폭 등에 대한 조언을 얻고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에게 등산화는 '밥벌이'이자 '친구'다. 2010년 K2로 둥지를 옮기기 전 그는 신발 전문 브랜드 '스프리스'에서 근무했다. 신발과의 인연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당시 영업사원으로 출발한 그는 입사 6개월 만에 상품기획팀에 스카우트됐다.

신발 MD로 첫발을 내디딘 계기다. 신발에 대한 관심은 태어나면서부터 많았다. 한 MD는 "돌아가신 아버지와 고모가 패션 관련 업종에서 근무했고, 집안에 디자이너 2명, 모델 1명이 있어 모이기만 하면 좋은 옷이나 신발에 대해 이야기한다"며 "어렸을 적부터 늘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고 설명했다.

한 MD의 신발에 대한 신념이 고스란히 담긴 제품은 '루프'다. 2011년 출시된 루프는 2013년까지 총 13만4000족이 판매됐다. K2 단일 등산화 중에서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운 제품이다.

그는 "부상의 위험을 줄이고, 발목을 잡아줘 안정적인 산행을 돕는 제품을 기획한 결과 고객들에게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사람들 모두가 K2 등산화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제일 큰 꿈"이라며 "'산이 그곳에 있으니 나는 산을 간다'라는 말처럼 '산에 가니 나는 K2를 신는다'라는 명언이 나오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발전된 신발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상훈 블랙야크 신발기획부장

황상훈 블랙야크 신발기획부장 "상황에 맞는 제품 선택 중요"
안전 산행 팁으로 "등산화 인솔, 자주 교체해줘야 한다" 강조
야크로드 GTX, 고객 의견 반영한 제품…테스트만 1년 넘게 진행

◆"자연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아웃도어 신발이란 인간이 자연에 좀 더 쉽게 다가가고 좀 더 편하게 교감할 수 있게 도와주는 '단짝'이라고 생각합니다." 황상훈 블랙야크 신발기획부장이 생각하는 등산화의 존재 이유다. 그는 "자신의 신체 조건과 산행 목적에 적합한 등산화가 가장 좋은 등산화"라면서 "안전 산행을 위해서는 일정거리를 운행한 자동차의 엔진오일과 타이어를 교체하듯 등산화의 인솔(깔창)을 자주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황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일반적으로 발목 보호를 위해 미드컷(중간 높이) 등산화를 선택하는 것이 좋지만, 쌍스틱을 사용하거나 4시간 전후의 무리가 가지 않는 산행이라면 발목이 낮은 등산화도 좋다"며 "낙엽이 많이 쌓인 곳이나 눈이 있는 곳을 등산할 경우에는 창 바닥에 홈이 깊이 파인 등산화, 더운 여름철에 신을 때나 발에 땀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는 다이얼 등산화(끈이 아닌 버튼으로 신발을 조이는 방식)가 신고 벗기 편해서 좋다"고 추천했다.

베스트셀러 제품도 다수 배출했다. 대표적으로 미드인 등산화 '알파젯GTX', 초경량 등산화 '엑섬GTX', 서라운드 아웃도어 워킹화 '스페이스GTX' 등이다. 그중에서도 '야크로드GTX'는 테스트 기간만 1년이 넘었다. 야크로드GTX는 국내 최대 아웃도어 문화 플랫폼 '명산 100'의 도전자들이 직접 착용해 필드 테스트를 완료한 제품으로, 산행에 최적화된 등산화로 꼽힌다. 명산 100은 블랙야크가 5년 전부터 진행한 프로젝트로 도전자 5만명과 명산 100 완주자 1400여명으로 구성된 커뮤니티다.

고객 참여형 프로젝트를 진행한 계기는 등산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고객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그는 "전문가 및 완주자 인터뷰를 통해 한국인의 발과 한국 지형에 적합한 중등산화(비교적 무겁고 두꺼운 등산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를 고객 참여로까지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