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규제 갈 곳 잃은 뭉칫돈…은행들, 자금재예치·신규고객 확보 사활"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직장인 김모(34세ㆍ여)씨는 최근 A시중은행에 5000만원을 예치했다. 우량고객군을 대상으로 정기예금 가입시 우대금리를 제공하겠다는 문자를 받고 나서다. 5000만원이상 1억원 이하를 예치할 경우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는 내용이었다. 가입기간이 12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혜택을 주는 셈이다. 김씨는 "주식에 돈을 넣자니 고점이라는 생각이 들고, 장기예금을 들기엔 금리가 아직 낮은 것 같다"며 "1년 정도 시장을 지켜보면서 투자처를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예금은행의 1년 미만 정기예금은 전분기대비 19조4152억원(10.1%) 증가한 211조5676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으로 1년 미만 정기예금이 20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가 폭은 2010년 2분기(19조5732억원) 이후 가장 컸다.
1년 미만 정기예금은 작년까지만 해도 계속 감소 추세였다가 올들어 증가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1분기 196조7848억원에서 2분기 193조6122억원, 3분기 192조7334억원, 4분기 180조4374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184조1150억원에서 2분기 192조1천524억원으로 소폭 늘었다가 3분기 들어 급증했다.
이같은 단기 정기예금 증가세는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처음으로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시기가 6월로, 이후 인상 시그널이 강해졌다. 시장에서는 이달 30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고금리 수시입출금통장인 '파킹통장'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수시입출금 상품은 우대금리를 모두 합해 연 4%의 금리를 제공한다. 일반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상품도 1% 후반대에서 2% 중반대의 금리를 준다.
한 은행의 수신담당자는 "부동산 대출 규제로 갭투자 등에 몰렸던 자금이 특별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자산가들의 자금재예치와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약간의 우대혜택을 주는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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