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특사 쑹타오 北 방문 나흘째, 대화 물꼬 트나 주목…국제사회 마지막 대북대화 주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이 북한을 방문한 가운데 북한이 다시금 국제사회 대화의 장으로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러스트 = 오성수 작가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방북 나흘째를 맞는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이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나 북핵 문제 등에 대해 북한과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지 주목되는 가운데, 과거 국제사회의 대북정책이 제재에서 대화국면으로 급격한 전환을 맞았을 때 대북 대화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이 핵 실험과 개발을 중단하고 무기를 수출하지 않으면 대화를 위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 밝혔다.
北-美 대화, 클린턴의 방북추진과 무산
강경일변도였던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대북정책 이후 1998년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으로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미국 본토 위협 수준에 이르자 클린턴 정부는 방향을 틀어 북한에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를 요구하며 그 대가로 경제제재 해제 및 식량 지원을 약속하는 정책을 구사했다.
2000년 7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국 국무장관은 백남순 북한 외무상과 방콕서 첫 북-미 외무장관회담을 가진 뒤 10월 미 국무장관으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2차례 회담을 갖고 북미 관계 해결과 클린턴 대통령 방북을 심도 있게 논의해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으나 중동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며 무산된 바 있다.
훗날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북한 미사일 개발문제 관련 김정일 위원장에게 질문 사항을 건네자 그는 참모들과 상의도 없이 즉석에서 ‘보상이 따른다면 미사일 수출은 물론 MTCR, 즉 미사일 기술 통제체제에도 가입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며 2000년은 북미 관계를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으나 수포로 돌아갔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2005년 9.19공동성명 발표 당시 취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6자회담 수석대표들. (왼쪽부터)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일본의 사사에 겐이치로, 중국의 우다웨이, 남한의 송민순, 북한의 김계관, 러시아의 알렌사드르 알렉세예프(국명과 직책 생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北 핵보유국 선언과 9년째 대화 중지
2005년 북한은 핵보유국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5차례의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이에 2008년부터 6자회담은 미국이 제시한 회담 재개 전제조건인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에 불응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며 장기 공전 상태다.
이후 미국은 2012년 김정은 체제 출범 후 첫 북미대화를 통해 북측으로부터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포함한 모든 핵 활동 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의사를 확인하고, 미국은 북한 영·유아를 위한 24만t 규모의 영양 지원을 할 것을 논의한 바 있다.
마지막 6자회담의 의제는 무엇?
2003년 8월 27일 베이징에서 열린 첫 6자회담 이후 3차 회담까지 미국은 ‘선 핵폐기, 후 보상’ 입장을 고수했고, 북한은 핵동결과 불가침 조약 및 경제자원의 동시 행동을 주장하며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였다.
우여곡절 끝에 2005년 개최된 4차 회담에서 북한의 핵 포기 대가로 체제 안전 보장과 경제적 지원을 약속한 ‘9·19 공동성명’이 발표됐다. 이어 2007년에는 공동성명의 구체적 이행 계획인 '2·13합의'와 '10·3합의'가 연달아 나오며 북핵 폐기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이 핵시설 폐쇄 봉인과 불능화 및 신고를 이행하면 나머지 5개국(미·한·중·일·러)이 경제 및 에너지 지원을 이행하는 구체적 약속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 신고 대상에 핵무기와 고농축우라늄 포함 여부를 불분명하게 했고, 신고이행과 경제지원간 선후 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북-미 간 상호 의무 불이행의 책임을 전가하면서 2008년 12월 회의를 마지막으로 6자회담은 장기 공전에 접어들었다.
결국, 6자회담은 북한의 핵개발을 지연시키는 데엔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으나, 폐기시키지 못했고 북한의 핵 보유를 막지도 못한 채 ‘재개 가능성’만 타진하며 9년이란 시간을 흘려보냈다.
일각에서는 6차 핵실험과 ICBM 실험 성공 이후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와 동북아 역학관계가 변화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함에 따라 북한과 대화가 재개되고, 6자회담이 다시 개최될 경우 새로운 의제와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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