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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왕의 퇴장]①자사의 상징, '에디슨 전구'와 결별하는 GE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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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개발한 백열전구를 살피고 있는 에디슨 모습(사진=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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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미국의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의 백열전구 제조업을 모태로 시작된 제너럴 일렉트릭(GE)사가 창사 125년만에 전구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이미 2014년 이후 수익성이 거의 없어진 전구사업임에도 자사의 상징이란 이유로 놓지 않던 전구사업을 완전히 손 떼면서 GE는 창업주 에디슨 이래 내려오던 전통사업들과 결별할 것을 결의했다. 미국 주식시장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올 한해동안 무려 40%나 주가가 내려가며 생존위기에 놓인 GE의 이번 결정은 100년이 넘은 전통 제조업 기업들에게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들에 의하면 지난 13일, GE의 신임 수장인 존 플래너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열린 애널리스트 회의에서 전구와 기관차 사업 등 전통적인 사업부문 10여개를 매각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경영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전구사업 부문은 GE의 사업기반이자 정체성과 같은 사업이었기에 GE 내외의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GE가 전구사업 부문을 포기할 것이란 이야기는 올해 7월부터 예상돼왔다. 현재 전구사업은 GE 그룹 매출에서 2%도 못미치며 그나마 매출도 올해 66% 급감했다. 토머스 에디슨이 1879년, 백열전등을 개발한 이후 1892년 GE의 1대 회장이 되면서 시작한 전구사업은 2007년 LED 조명사업이 호황을 맞을 때까지는 괜찮은 사업이었다. 그러나 백열등을 LED로 교체하는 수요는 2014년 이후 급감했고, 수명이 최소 10년이 넘는 LED등의 장점이 역으로 전구사업 부문의 발목을 잡았다. 전구의 수명이 엄청나게 길어지면서 신규수요가 구조적으로 거의 나올 수 없게된 것.

존 플래너리 GE 최고경영자(CEO) 모습(사진=아시아경제DB)

존 플래너리 GE 최고경영자(CEO) 모습(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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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GE는 그간 자사의 정체성을 지킨다는 명목아래 전구사업부문을 줄곧 지켜왔다. 'GE'라는 이름 자체에도 전구 개발의 역사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GE는 1892년, 에디슨 종합전기회사와 톰슨-휴스톤 전기회사가 합병해서 만들어진 회사로 앞에 붙은 '제너럴(General)'은 장군의 의미로 에디슨의 전구개발을 후원해준 크리스토퍼(christopher) 장군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붙었고 뒤에 '일렉트릭(Electric)'은 원래 모태였던 에디슨 종합전기회사에서 따왔다. 그래서 GE는 항상 기업로고에도 에디슨의 위명을 많이 차용했고, 그의 전기나 위인전의 편찬과 보급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1931년 에디슨이 숨졌을 때는 미국 전역의 전등이 꺼지면서 에디슨을 추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125년 전통의 본업조차 포기해야할 정도로 GE의 경영상황은 좋지 않다. 존 플래너리 CEO가 오기 직전 GE의 CEO였던 제프리 이멜트 시절, GE는 다시금 본업이라 할 수 있는 화력발전 사업에 투자했으나 이는 오히려 엄청난 실패로 기록됐다. 에너지 사업 전반이 신재생 에너지로 옮겨가고 있는 시류를 타는데 실패한 GE는 올해 주가가 40% 이상 하락했고 내년 순익전망도 크게 하락한 상황이다. 내달부터 분기 배당금도 기존 24센트에서 12센트로 50%나 낮춘다고 발표했는데 이것은 GE 125년 역사상 세번째 배당축소다. GE의 배당축소는 앞서 세계 대공황, 2009년 금융위기 등 두차례 뿐이었다.
존 플래너리 CEO는 GE가 "더 작고 단순한 기업으로 태어날 것"이라며 "2018년은 리셋의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혀 구조혁신이 더 가열차게 진행될 것임을 밝혔다. 본업을 포기하고 기존 사업체들을 대부분 매각하며 자본지출까지 급격히 줄이겠다고 선언한 GE의 혁신안이 향후 전통 제조업 기업들의 경영방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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