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 광고보는 셈…시간 줄여야" 주장
"무료로 콘텐츠 보니까 이 정도는 괜찮다"도
"1분짜리 동영상 보는 데 15초 동안이나 꼼짝없이 무조건 광고를 봐야 해요. 게다가 광고보는데 내 데이터까지 소모되니 이건 뭐…."
"인터넷 동영상 광고요? 물론 길고 짜증도 나죠. 그런데 내가 보고 싶은 콘텐츠 공짜로 본다고 생각하면 이정도는 뭐 넘어갈 수도 있다고 봐요."
짧은 동영상에 붙은 광고가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단순히 불편함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나치게 긴 광고를 편성하는 건 방송법 위반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그러나 방송법을 인터넷 동영상 방송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느냐 하는 해석의 문제가 있다. 또 방송과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는 규제의 접근 방법이 달라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일단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산업 특성을 고려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터넷광고에 방송법령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방송과 같은 전통미디어는 일방적으로 대중에게 전송을 하는 방식이라 길이·내용 등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지만 인터넷은 상황이 다르다는 논리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인터넷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이용자 선택에 의해 이뤄진다"면서 "보고 싶은 콘텐츠를 클릭하고 보겠다고 한 경우에만 광고를 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해외에서도 인터넷 동영상 광고시간을 규제하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광고보는데 데이터 빠져나가…"돈내고 광고보는 셈"
그러나 문제는 '길이'에서 끝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무료'인 지상파 방송과 달리 인터넷 광고는 사실상 이용자에게 데이터 사용료를 청구한다는 점이다. 이는 가계통신비에도 적잖은 부담을 안기고 있다.
유튜브나 포털사이트 등에 올라온 동영상 콘텐츠에는 통상 5~15초짜리 광고가 붙는다. 5초짜리 모바일 동영상 광고는 2~3메가바이트(MB), 15초 광고는 8MB가량 데이터를 소모한다. 국내 이용자의 월평균 동영상 시청편수는 122편이다. 단순 계산으로 인터넷 동영상 광고 시청에 소모되는 데이터가 월 976MB에 이르는 것이다.
이로 인한 소비자 1인당 통신비 부담은 연간 9만원으로 추정된다. 소비자가 자신의 돈을 내고 광고를 시청하고 있는 셈이다.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은 "방송 광고와 달리 인터넷 동영상 광고는 트래픽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한다는 점에서 금전적 손해를 입힌다"면서 "방송법령이 정하는 규제보다 강화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광고시간을 줄이는 방향보다는, 콘텐츠의 질과 이용자 편익을 어떻게 증대시킬지라는 측면에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온라인 콘텐츠 광고판매 대행사 '스마트미디어랩(SMR)'은 지난해 15초 광고로 약 435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강 의원은 "사업자는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동안 시청자들은 15초 광고를 보면서 데이터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고 끼워 넣기로 거둔 이익을 방송통신발전기금 등에 분담하도록 해 통신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녹색소비자연대의 '모바일 동영상 광고 데이터 비용 부담 주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소비자의 38.2%는 '광고 시청으로 소비되는 데이터는 사업자가 모두 제공하여야 한다'고 답했다. '광고시간을 누적하여 현금이나 마일리지를 제공하여야 한다'는 응답이 35.2%,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는 응답이 26.6%로 나타났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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