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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 백범 암살한 ‘안두희‘를 죽인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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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두희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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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백범 김구를 암살한 안두희 씨가 21년 전인 1996년 오늘(10월 23일) 피살당했다. 백범을 죽인 지 47년 만에 한 평범한 시민에 의해 ‘역사의 심판’을 받은 것이다.

안 씨를 죽인 사람은 당시 47세의 평범한 버스기사인 박기서. 그는 시장에서 홍두깨(몽둥이)를 사고 매직으로 ‘정의봉(正義棒)’이라 적었다. 오랜 탐문 끝에 찾아낸 안 씨의 집에 난입해 방망이를 사정없이 휘둘렀고 안 씨는 끝내 숨을 거뒀다.
박 씨는 살해 직후 성당에 찾아가 고해성사를 한 뒤 경찰에 자수했다. 박 씨는 “배운 게 부족한 내가 민족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안두희 같은) 인간 쓰레기를 치우는 일 뿐이었다”고 진술했다. 평소 백범을 존경해왔고 그는 ‘백범 김구 선생 암살범이 천수를 다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는 신념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반인륜적 행위로 불리는 ‘살인’을 저질렀다. 하지만 여론은 달랐다. 살인을 정의로 포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박 씨를 ‘의사(義士)’라 부르며 ‘이 시대의 독립운동가’로 추앙하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시민단체들은 박 씨의 무죄판결을 위한 구명운동을 벌였고 무료로 변론해 주겠다는 변호사들도 잇따라 등장했다.

재판부도 박 씨에게 호의적이었다. 박 씨는 7년을 구형받았지만 1심에서 살인죄 최소형량인 5년을 선고받았고 2년이 감형돼 3심에서 3년형을 받았다. 대법원은 법질서 전체 관점에서 용인될 수 있는 정당성은 아니지만 박 씨의 범행 동기를 정상 참작한 것이다.
3년형이란 다소 적은 형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회 각계에서는 ‘백범 암살범 안두희 처단 박기서 의사 석방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탄원서를 제출했다. 결국 복역 1년 4개월만에 3·1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났고 범행에 사용했던 ‘정의봉’도 돌려받았다. 현재는 택시 기사로 지내며 다시 평범한 삶으로 돌아갔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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