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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륙 3년…가구업계 체질 이케아가 싹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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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업체들도 한 매장서 다되는 '올인원' 방식 표방
에넥스, 주방가구서 종합가구로…에몬스, 거실·안방가구 영역 확장
한샘·현대리바트 매출액 증가…전문성 갖고 사업영역 확대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이케아가 한국 진출 3년 만에 국내 가구업계의 체질을 바꿔놨다. 토종 가구업체들이 이케아식 '홈퍼니싱'을 표방하며 속속 사업 모델을 '올인원' 형태로 변경하고 있는 것이다. 이케아 국내 상륙 초기엔 한샘·현대리바트 등 주로 대형 업체들이 변화의 중심이었다면 최근 들어선 중소 가구업계까지 흐름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홈퍼니싱은 '집(home)'과 '단장하는(furnishing)'을 합성한 단어다. 2015년 이케아 국내 진출과 함께 집안 모든 가구와 '집꾸미기'를 한 매장에서 해결하는 방식이 유행했다.

에넥스는 기존 '주방가구 명가' 타이틀에서 '주방'을 뺐다. '가구 명가'로 정체성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최근 올 가을·겨울시즌 주요 제품으로도 주방가구가 아닌 '볼케이노 화산석 식탁' '세레나 컬러원목 침대' 등 가정용 가구 전반을 내세웠다. 리모델링·인테리어시장 공략을 위해 '홈 스마트 인테리어 패키지' 사업도 시작했다.

에넥스는 재래식 부엌에서 입식 부엌으로의 전환이 유행이던 1970년대 초반부터 부엌가구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업체다. 그러나 시대 흐름상 종합가구업체로 변화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고 봤다. 에넥스 관계자는 "확고한 종합 가구 브랜드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941억원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 같은 분위기를 올해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에몬스 역시 과거 장롱과 붙박이장 등 '안방가구 강자'를 넘어 주방가구와 리모델링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맞춤형 주문 제작으로 승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해 주방가구 브랜드 '에몬스하우징'을 론칭해 부엌가구시장에 진출했다. 올해는 욕실 인테리어 솔루션을 추가한다. 가구뿐 아니라 리모델링에 필요한 제품군을 대부분 갖춘 셈이다. 에몬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587억원이었다. 올해 목표는 1800억원이다.

이 같은 변화는 사실 한샘·현대리바트 등 상위 업체들이 지난 3년간 진행해온 것과 유사하다. 3년 전 국내 상륙한 이케아는 한 매장에서 가구는 물론 5000개 이상 인테리어 소품 등 홈퍼니싱 상품을 판매해 '대박'을 터트렸다. 당시 이케아 때문에 국내 가구업계가 크게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컸지만 시장은 오히려 반대로 움직였다. 한샘과 현대리바트가 체험형 매장을 확대하고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맞불 전략을 펼친 결과 시장은 더 커졌다. 한샘과 현대리바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각각 1조9345억원과 73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6% 상승했다.

업계는 '올인원 비즈니스'가 세계적 소비자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본다. 소득 수준 상승과 맞물려 '집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이케아가 등장하자 소비자가 즉각 반응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케아는 변화를 주저하던 국내 가구산업에 긍정적 촉매제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 가구업계는 부엌이든 안방이든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표방하는 모델을 구사해왔는데 이케아가 '올인원'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직접 보여주자 변화를 결단했다는 것이다.

다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이케아와의 승부에서 가격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는 국내 업체들에 남겨진 과제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업체는 전문성을 중시하고 소비자는 각 전문업체로부터 가구를 따로 구입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한 매장에서 전체적인 집꾸미기 아이디어를 얻으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이런 추세를 반영해 종합가구회사로 변화하는 업체들의 움직임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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