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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생각나는 이 남자, 대통령을 포기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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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이브 몽탕 탄생 96주년

이브 몽탕

이브 몽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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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 낙엽이 쌓여있는 풍경을 보며 연인과의 사랑을 추억하는 가사를 담은 샹송 '고엽(Les Feuilles Mortes)'이 절로 떠오르는 계절이다. 이 노래는 프랑스의 국민배우이자 가수였던 이브 몽탕이 불렀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냇 킹 콜 등 수많은 가수들이 다시 불렀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이브 몽탕이 영화 '밤의 문'에서 불렀던 장면을 기억한다.

13일은 96년 전인 1921년 이브 몽탕이 태어난 날이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파시즘의 박해를 피해 공산당인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로 이주했다고 한다. 그리고 프랑스에서 샹송 가수이자 영화배우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그는 유럽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헤쳐 온 예술인이었다.
마르세유에 살다 파리로 와서 첫 연인이자 전설적인 가수 에디트 피아프를 만나면서 그는 스타덤에 올랐다. 그를 스타로 만들었던 에디트 피아프와 부인이었던 여배우 시몬 시뇨레, 미국의 스타였던 마릴린 먼로 등과의 사랑은 그의 삶을 더욱 극적인 것으로 알려지게 했다. 또한 그는 샹송 가수와 영화배우를 넘나들며 카트린 드뇌브, 이자벨 아자니 등과도 염문을 뿌렸다.

이 같은 여성 편력에도 불구하고 몽탕이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은 가수나 배우로서의 이력과 더불어 그가 꾸준히 현실에 참여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반전, 반핵, 인권, 자유를 위해 싸웠으며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Z', '고백' 등에 출연해 독재를 비판했다.

피카소, 사르트르 등과 교류했고 흐루시초프, 티토 등과도 만났다. 한때 공산주의자였지만 당시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KAL기 격추 등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스나 아르헨티나의 우익 군부독재, 스페인의 프랑코 정권, 폴란드 등에서 일어난 인권탄압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몽탕은 프랑스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으며 대통령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한 여론 조사에서 그는 약 3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하며 정치인이 되지 않았다. "나는 대통령 자리에 흥미가 없다. 그 자리는 명예욕과 성공욕, 야망을 충족시키는 자리다. 그런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나는 이미 그것들을 가지고 있다."

1991년 11월9일 그가 7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프랑스 국민들은 슬픔에 빠졌고 미테랑 대통령을 비롯한 지도자들도 헌사를 바쳤다. 신문들은 그의 사망을 톱뉴스로 다뤘고 방송국에서도 정규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주말 동안 몽탕의 일대기과 영화 등을 긴급 편성했다. 라디오에서는 그가 불렀던 샹송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는 수많은 예술인들이 묻힌 파리 동부 페르 라세즈 묘지에 안장됐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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