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 땐 당장 타격 없어도 외자유출시 충격 커질수도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한중 통화스와프가 결국 10일 자정을 기점으로 종료되면서 우리나라가 체결한 통화스와프의 절반 가까이가 공백으로 남았다. 정부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연장될 것으로 기대하고는 있지만 정반대의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꼬리가 머리를 흔들기 어려운 중국의 분위기상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둘러싼 경색 국면이 해결되는 게 먼저라는 것이다. 통화스와프 '공백기'가 길어지게 되면 외환 '안전판'이 흔들리고 있다는 불안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일단 제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끝나는 18일 이후 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당 대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를 앞두고 지도체제를 공고히 할 이벤트로 여겨지고 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내 반한 감정을 거스르는 결정을 단기간에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공백기가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실제 협정 종료 후 연장계약에 사인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 아랍에미리트와의 통화 스와프는 2016년 10월 만기가 지났지만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다. 말레이시아와는 만기 후 3개월이 지나서야 계약 연장에 합의하기도 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는 "사드와 북핵에 대한 중국의 외교적 스탠스가 변화해야 한다. 현 상황에서 통화스와프는 아주 지엽적인 문제로 큰 그림상 유화적 분위기가 구축되는 게 우선"이라고 전했다.
한중 통화스와프 규모는 우리나라가 체결한 통화스와프(1220억 달러)의 45%를 넘어선다. 공백기가 길어지면 국제사회에서 한국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일단 정부는 3848억 달러(8월 기준)에 이르는 외환보유액을 쌓아두고 있어 위기를 대비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외환보유액이 넉넉하게 있어 당장 위기는 아니더라도 다른 국가들과 상징적 관계는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다른 나라와 모두 맺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국가와 차질을 빚는 모습도 대외적으로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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