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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빠' 문꿀오소리로 본 오소리의 세계]벌꿀오소리와는 너무 다른 '똥 진 오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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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내장에 왜 '오소리감투'라는 이름을 붙였나

오소리(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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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꿀오소리는 거칠고 잔인한 동물로 알려져 있지만 오소리는 이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족제비를 닮은 야행성 포유동물인 오소리는 몸은 원통형이고 살집도 제법 있다. 넉넉한 생김새만큼이나 평화롭고 사회성이 강하다고 한다.

오소리의 착한 성격을 고스란히 나타내는 말이 있는데 바로 '똥 진 오소리'라는 속담이다. 너구리와 굴에서 함께 사는 오소리가 너구리 똥까지 져 나른다는 데서 이 속담이 나왔다. 오소리는 이렇게 너구리나 여우와도 잘 어울려 살며 궂은일은 도맡아 한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순댓국집에서 안주로 모둠순대를 주문하면 함께 나오는 돼지 내장 중 하나가 '오소리감투'라고 불린다는 점이다. 부드러운데 쫄깃쫄깃하고 씹으면 입안에 고소한 맛이 가득 차는 이 부위는 돼지의 위다. 한 점에 자연스럽게 소주 한 잔을 부르는 이 부위에 오소리감투라는 이름이 붙은 데도 사연이 있다.

사전을 보면 오소리감투는 오소리 털가죽으로 만든 벙거지를 뜻한다. 예나 지금이나 털가죽으로 만든 것은 비싸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썼을 것이다. '오소리감투가 둘'이라는 속담은 어떤 일을 주관하는 사람이 둘이 있어 서로 다툼이 생긴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돼지 위를 오소리감투라고 부르게 된 것은 이 벙거지와는 관련이 없는듯하다. 통설로 전해지는 얘기는 이렇다. 과거 마을에서 돼지를 잡을 때면 동네 사람 여럿이 고기를 손질하고 내장을 씻었다. 그런데 맛있는 위만 슬쩍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오소리도 한 번 굴속으로 숨으면 아무리 기다려도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하여 자꾸 사라지기 일쑤인 이 부위가 동굴 속으로 숨으면 찾을 길 없는 오소리 같다고 여기게 된 것이다.
맛있는 부위가 슬그머니 사라지니 싸움도 잦았을 것이다. "내 오소리 내놔라", "난 오소리 본 적 없다" 이 모습이 벼슬을 놓고 다투는 것과 비슷해 벼슬을 뜻하는 감투가 붙어 '오소리감투'가 됐다고 한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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